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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래불사춘… 대구미래大엔 미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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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래불사춘… 대구미래大엔 미래 없다?

입력
2014.03.1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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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신학기를 맞은 경북 경산의 대구미래대에서는 전혀 개학 캠퍼스의 활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간혹 등하교하는 학생들 행렬만 보일 뿐 대학은 조용했다. 이 전문대의 호텔관광차문화과 학생들은 새학기 들어 연구강의동 3층 구석에 있는 카지노실습실과 다도실습실에서 수업을 하고 있다. 카지노와 다도 뿐만 아니라 재테크론과 관광학원론 등 일반 수업도 이곳에서 해야만 한다. 일반 강의실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프리젠테이션 수업도 불가능했다. 학과사무실과 조교가 사라지면서 강의자료를 복사해 학생들에게 나눠주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이 학과 한 2학년 학생은 "올들어 갑자기 학과사무실도 사라지고 조교도 없어진데다 일부 강의실까지 폐쇄, 신학기의 설렘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신학기를 맞은 대구미래대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예숙 총장 체제로 전환한 이 대학은 임금체불과 연구실 폐쇄, 파행적 학사운영, 교비지출 의혹 등에 휩싸이면서 신학기에도 학사 일정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교수와 직원들이 대거 학교를 떠나고 올 신입생도 입학정원의 절반을 조금 넘기면서 재단퇴진과 임시이사 파견, 교육부 감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981년 문을 연 이 전문대는 학교법인 애광학원이 운영하다 2000년 재단비리로 임시이사 체제로 돌입, 2011년 구재단이 복귀했다. 그후 대학은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선정되는 등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 총장 취임 후 대학의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이 대학 연구강의동 3층에는 강의실을 개조한 교수 공동연구실이 3곳이나 있었다. 이 총장 취임 후 강의실을 개조한 이곳은 교무실로 불리고 있었다. 대학 측이 교수들에게 개인 연구실 대신 15명이 같은 공간을 사용하는 공동연구실 3곳으로 옮기도록 했으나 이를 따르는 교수는 없었다. 공동연구실은 바깥에서 안이 다 보이도록 대형 유리창문이 설치돼 있고 비좁아 전혀 대학교수의 연구실로는 어울리지 않았다.

'연구실 이전 반대'라는 문구를 개인연구실 문 앞에 붙여놓은 교수들은 "강의실을 공동연구실로 개조하면서 학생들이 수업받을 공간이 모자란다"며 "실습실이 폐쇄되거나 대폭 축소, 만화창작과와 경찰행정과, 생활체육과 등 많은 학과 학생들이 실습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대학 도서관은 신학기들어 폐쇄돼있다 11일 문을 열기도 했다. 도서관장과 사서가 없는 이 도서관에는 이날부터 신임 조교가 근무를 하고 있으나 이용하는 학생은 눈에 띄지 않았다.

대구미래대 교수협의회에 따르면 대학 측은 올해부터 교수들의 급여를 지급하지 않으면서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수억원을 들여 새로 만든 연구강의동 엘리베이터는 사용하지도 못한 채 고장으로 작동중단, 교비 지출을 둘러싼 의혹을 키우고 있다.

이 과정에 재단 복귀 전 68명이던 교수 중 31명이 퇴직했고, 직원 34명 중 30명이 사표를 썼다. 대학은 추후 교직원들을 충원했으나 옛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대학이 부실해지면서 올 신입생도 543명으로 정원 1,020명의 53.2%에 불과하다.

교수협의회는 교육부와 국회의원들에게 대학부실의 책임을 물어 애광학원 이사 선임 취소 및 임시이사 파견을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한데 이어 대학감사도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대학 측은 "대학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허리띠를 졸라매야될 시점에 교수들이 기득권 위에 안주하고 있다"며 "변화를 시도하던 중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대구미래대 교수협의회장인 이준호(56ㆍ호텔관광차문화과) 교수는 "구재단이 대학을 다시 장악한 후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너무 많이 발생, 교수들이 하나 둘 떠났다"며 "교육부가 대학의 내부 사정을 제대로 짚어본 후 임시이사를 파견해야 학교가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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