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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험 시장 '코리안리 독점 구조'… 이번엔 깨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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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험 시장 '코리안리 독점 구조'… 이번엔 깨질까

입력
2014.03.1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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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까.

50년 넘게 국내 재보험(보험사가 인수한 보험에 대해 다시 드는 보험) 시장을 독점해 온 코리안리. 쟁쟁한 업체들이 코리안리의 대항마가 되겠다며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아직까지 누구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번에 다시 도전자가 등장했다. 금융감독원 초대 보험 담당 부원장보를 지낸 김기홍 팬아시아리컨설팅(PARC) 대표다.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 보험감독과장과 보험개발원장을 지낸 정채웅 법무법인 광장 고문도 법률자문으로 합류했다. 경력의 무게감이 만만치 않다. 업계의 관심이 상당히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재보험사 설립은 초반에 얼마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현행 보험업법상 재보험사는 초기 자본금 300억원으로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으면 설립이 가능하다. 하지만 보험사의 보험을 떠안아야 하는 특성상 건당 가입 금액이 수억원에 달한다. 그러다 보니 보험금 지급능력(담보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신생 재보험사의 자본금이 3,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정이다. 그간 대형 금융회사들이 재보험 시장 진출에 번번이 실패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2008년 재보험사 진출을 시도한 신한금융지주의 자회사 신한프라이빗에쿼티(PE)는 자본금 성격이 논란이 돼 설립이 좌절됐다.

과연 김 대표가 이 벽을 넘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김 대표는 특정 대주주 없이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함께 지분을 나눠 참여하는 방식으로 설립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과연 큰 금액을 제대로 조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금융당국에 (재보험사 설립과 관련해) 문의한 것은 맞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추진하거나 검토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김 대표가 '이헌재 사단'이라는 이유로 이헌재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배후에 있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온다.

설령 설립 문턱을 넘는다고 하더라도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코리안리가 국내 유일 전업 재보험사이지만 글로벌 대형 재보험사인 스위스리, 뮌헨리, RGA 등 9개사가 국내에서 지점 형태로 진출해 경쟁하고 있다. 2008년 국내 재보험사 설립을 검토하던 삼성화재는 국내 시장은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해 싱가포르에 재보험사를 만들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예비인가 신청이 들어오면) 담보력 등 자본금 적정성과 인력구조, 요율산정 능력 등 다양한 요소를 검토할 것"이라며 "하지만 시장 진출로 출혈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대상"이라고 말했다. 보험업 능력 등이 검증되지 않아 신용등급 평가 등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이런 이유에서 손해율이 낮은 우량보험은 이미 코리안리가 차지한 만큼 사업초기 손해율이 높은 불량 계약을 주로 떠안아야 할 것 관측이 적지 않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과연 3,000억원 넘는 돈을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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