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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레이싱 꿈나무에 출전 불허… 대회장 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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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레이싱 꿈나무에 출전 불허… 대회장 횡포?

입력
2014.03.1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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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레이싱 선수 김승찬(15)군은 지난 겨우내 전남 영암의 경기장에서 1.2㎞ 트랙을 매일 200바퀴 넘게 돌았다. 혹독한 훈련에 손바닥은 부르텄고 엔진오일 교환, 타이어 교체 등 카트 정비로 손과 얼굴에는 기름때가 가실 날이 없었다. 이 모든 것이 '2014 코리아 카트 챔피언십'을 위한 질주였다.

그러나 김군은 대회 개막을 불과 닷새 앞둔 11일 '출전 불허'라는 비보를 접했다. 16일 코리아 카트 챔피언십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정민 대회 조직위원장은 김군의 로탁스-주니어(만 13세 이상~16세 미만) 부문 참가신청을 거부했다. 9개 팀 37명 중 김군만 특별한 사유 없이 참가자격을 박탈당해 대회 조직위원장의 횡포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첫 공인대회 출전에 한껏 들떠있던 김군은 16일 개막전이 열린 경기 파주스피드파크에 가지 못했다.

이 대회는 국내 최대규모의 공인대회로 우승자는 '카트 올림픽'이라 부르는 국제무대 '그랜드 파이널'에 출전할 수 있다. 그랜드 파이널은 꿈나무 레이서들이 '포뮬러 원(F1ㆍ세계 최대 자동차 경주)'으로 가는 등용문이다.

김군의 아버지는 "김 위원장에게 참가를 불허한 이유를 알려달라고 거듭 요청했지만 답을 주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일각에선 김군의 아버지가 김 위원장의 눈밖에 난 것이 화근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김군이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이 지도하는 팀에 들어간 뒤 장비, 비용 등 약속했던 지원이 되지 않자 김군의 아버지가 총대를 메고 김 위원장에게 이의를 제기한 것이 문제였다는 것이다. 해당 팀은 결국 올해 1월 중순 해체됐다.

카트 관계자들은 3년째 대회를 이끌면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게 된 김 위원장의 입김이 어린 선수들의 진로까지 좌지우지한다고 지적했다. 김군이 소속된 고스트스피드팀의 박재모(40) 감독은 김군이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게 되자 자신의 아들 준빈(14)군을 이번 대회에 내보내지 않았다. 박군은 지난해 대회 우승자로 이번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였지만 대회 불참으로 승점이 0점 처리돼 그랜드 파이널 출전도 장담할 수 없다.

박 감독은 "이런 식으로는 내 아들도 언제 희생양이 될 지 모른다고 생각했다"면서 "이런 잘못된 관행을 깨기 위해 대회를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박군도 "한솥밥을 먹으며 한 겨울 훈련을 함께 이겨낸 형이 이유 없이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다는 건 잘못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나중에 공식적으로 대응하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대회 관계자는 "모터스포츠 대회 규정에 '주최자는 참가자를 거부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며 해명했지만 김군을 배제한 이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 위원장은 이 대회 주최사인 카트 엔진 수입ㆍ판매사 로탁스코리아를 운영하고 있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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