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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시스템 끈 뒤 회항 움직임… 조종사 주변 집중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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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시스템 끈 뒤 회항 움직임… 조종사 주변 집중 수사

입력
2014.03.1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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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실종 원인이 항공기 납치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15일 기자회견에서 실종 여객기가 통신시스템 작동 중지 후 의도적으로 회항한 움직임 등이 있었다면서 납치 등 '고의적' 범행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말레이시아 당국도 항공기 납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실종 항공기 조종사들의 집을 수색하고 승무원·승객의 개인 신상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또 인공위성 자료를 통해 실종 여객기가 이륙 후 7시간 이상 신호음을 발신한 것이 확인되면서 여객기 수색 범위가 인도양으로 확대됐다.

고의적 통신시스템 중지 확실

라작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실종 여객기가 당시 말레이시아 동해안에 도달하기 직전에 문자 통신 시스템이 작동 중지된 게 "확실하다"면서 곧이어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항공관제 경계선 부근에서 송신기의 전원도 꺼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는 "실종기가 군 레이더 탐지구역을 벗어난 때까지 포착된 일련의 움직임들은 누군가 고의적인 행동을 했다는 관측과 부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말레이시아 수사 당국도 비행 경험이 있는 1명 이상이 여객기를 납치한 것을 기정사실화 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CNN은 "실종 여객기가 방향을 틀은 지점은 쿠알라룸푸르 관제소와 마지막 통신을 하고 난 뒤 베트남 관제소와 통신하기 직전의 곳으로, 사라지기에 완벽한 장소"라고 보도했다.

실종 여객기는 기수를 서쪽으로 돌리기에 앞서 허용 고도를 훨씬 벗어난 1만3,700m까지 상승하거나 7,000m까지 급강하하는 등 이상 비행을 한 정황도 포착됐다.

BBC는 말레이시아 당국이 여객기 조종사 자하리 아흐마드 샤(53)과 파리크 압둘 하미드(27) 등의 주변 환경을 집중 수사하며, 승객 중 비행 수업을 받은 자나 테러집단과 연계된 이들이 있는지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인도양 방향 이동 가능성

나작 총리는 해당 여객기가 실종 당일 쿠알라룸푸르공항을 이륙한 0시 40분(이하 현지시간)부터 오전 8시 11분까지 무려 7시간 이상 신호음을 보낸 사실이 인공위성 자료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실종 여객기는 카자흐스탄·투르크메니스탄 국경과 태국 북부를 잇는 북부 항로, 인도네시아에서 인도양 남부를 연결하는 남부 항로 등 2개 항로 가운데 한 곳을 지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항공전문가들은 북부항로 보다는 남쪽 인도양 쪽으로 향했을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북쪽으로 갔을 경우 이미 해당 경로 내 국가들의 레이더에 포착됐어야 했기 때문이다. CNN은 "미국 등 각 국의 정보당국이 위성 자료들을 수집해 본 결과 그 어느 곳에서도 충돌에 의한 폭발 신호를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여객기 실종 후 1주일간 초점을 맞춰온 남중국해 수색이 중단되고, 안다만과 벵골만 등 인도양으로 수색 참여국들의 함정과 선박 등이 속속 집결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수색작업에 동참한 국가가 기존 14개국에서 25개국으로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부실대응 원성 높아

여객기 실종 8일이 넘도록 사건을 풀지 못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당국의 부실 대응에 주변국들의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정보당국 관계자는 "말레이시아가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필요한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자국인 153명이 피해를 입은 중국도 말레이시아에게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의 한 정보기관 담당자는 "말레이시아 당국은 자신들이 사건 조사를 통제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얼마 전 미국의 연방수사국(FBI)이 조사팀을 파견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설이 돌자 매우 불쾌해했다"고 CNN에 말했다.

13일 월스트리트 저널이 여객기가 마지막 교신 후 4시간이나 추가 비행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을 때도, 말레이시아 당국은 즉각 공식 부인했다가 수 시간 만에 입장을 바꾸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또 말레이시아 고위 관료가 실종기 위치를 찾겠다고 주술사를 동원했다가 비난을 사기도 했다.

한편 중국인 탑승객 가족들은 피랍 가능성에 "지금까지 접한 정보 중 가장 좋은 소식"이라며 실종자 생환을 염원했다. 하지만 신경보(新京報) 등 중국 언론들은 전문가 분석을 인용 "해상이나 육지에 착륙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생존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전망했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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