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청심국제중이 입학전형에서 제출이 금지된 '외부 스펙'을 사실상 당락을 가르는 요소로 반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감사원의 감사로 전ㆍ편입학 전형의 비리 의혹(본보 2013년 10월 14일자 1면)이 밝혀진 데 이어 일반전형에서도 부정이 적발된 것이다. 이로써 서울 대원ㆍ영훈중과 함께 전국의 모든 사립국제중에서 입시 부정이 확인됐다.
16일 정진후 정의당 의원실이 경기도교육청에서 제출 받은 '청심국제중 입학전형 특정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1~2013학년도 일반전형 합격생 가운데 자기소개서 또는 교사추천서에 외부 스펙을 기재한 경우가 10명 중 8명 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스펙은 토플 등 어학 인증시험 성적, 경시대회 수상 실적, 영재원 수료 사실, 유학 경험 등으로 교육부는 '자기주도학습전형 매뉴얼'을 통해 이를 적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청심국제중 합격생 중 두 서류에 외부 스펙을 하나라도 적은 학생이 2011학년도 80명(87.9%), 2012학년도 77명(84.6%), 2013학년도 79명(86.8%)이나 됐다(중복 포함).
또 최종 합격자가 적어낸 외부 스펙은 평균 2종 이상인 반면, 1단계에서 탈락한 불합격생은 평균 0.8종으로 분석됐다. 외부 스펙을 서류에 적을 경우 교육부 지침에 따라 감점, 탈락 등 불이익을 줘야 하는데도 이 학교는 이를 무시했다. 경기도교육청 감사관실 관계자는 "규정대로 외부 스펙을 적지 않은 학생들이 오히려 피해를 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의 조치는 하나마나 한 수준이었다. 청심국제중과 관리ㆍ감독 책임이 있는 가평교육지원청에 기관 경고를, 나머지 관련자들에는 경고, 주의를 줬다. 그나마 책임이 무거운 교장, 교감 등 4명에게 경징계를 결정했으나 이중 3명은 이미 퇴직했다.
정진후 의원은 "입시 부정이 사실로 확인된 만큼 솜방망이 징계에 그칠 게 아니라 수사 의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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