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는 14일 논평에서 "아베 총리 발언을 긍정적 진전으로 평가한다"며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는 일본의 주변국 관계개선 노력에 중요하다"고 밝혔다. 미국은 아베 총리의 입장선회가 한일 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며 양국 반응과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이번 조치가 24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때 한미일 3국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접지 않는 모습이다.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특별히 발표할 게 없다"면서 "미국은 중재자가 아니며 양국의 가까운 파트너로서 협력하고 있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그는 3국 정상회담을 "놀랄만한 일"이라고 표현해 미국 정부의 기대를 반영했다. 하프 부대변인은 미국이 한미일 정상회담을 주선하는지에 대해서도 "분명히 대화는 좋은 것이며 미국은 이런 대화를 지지한다"며 강하게 부인하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로 볼 때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 때까지 한미일, 또는 한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미국의 다각적인 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4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한일 순방에 앞서 양국 관계가 개선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하프 부대변인은 한일 중 어느 쪽이 먼저 화해 제스처를 취해야 할지에 대해 "이 문제는 양국에 달려 있다"고 말해, 미국이 공식적으로는 민감한 사안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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