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시에 해외 운석 사냥꾼까지 찾아오는 등 '운석 열풍'이 일고 있다. 이 지역에서 발견된 두 개의 암석은 운석으로 공식 확인됐고 세번째 운석도 발견됐다.
해양수산부 산하 극지연구소는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10일 진주 대곡면, 11일 미천면에서 발견된 두 암석은 '오디너리 콘드라이트'로 분류되는 운석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콘드라이트는 원석이 용융이나 분화로 변경되지 않은 석질의 운석으로, 지구에서 발견된 운석의 약 86%를 차지한다. 연구소는 두 운석이 하나의 운석에서 분리돼 낙하한 것으로 추정했다.
주말 진주에는 운석을 찾으러 온 외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등산복 차림에 긴 막대기나 자석 등을 들고 삼삼오오 대곡면과 미천면 일대 야산과 논밭 근처를 몰려다니는 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특히 16일 극지연구소의 발표 직후 운석으로 추정되는 3번째 암석이 발견돼 일대가 또 들썩거렸다. 부산에 사는 이모(36)씨는 이날 낮 12시30분쯤 진주시 미천면 오방리의 밭에서 가로 7.5㎝, 세로 5㎝, 폭 6.5㎝의 둥근 모양에 운석으로 보이는 암석을 찾았다. 두 번째 운석이 발견된 지점에서 직선거리로 3㎞ 정도 떨어진 곳이다. 이씨는 "인터넷에서 운석이 떨어진 지점을 중심으로 좌표를 잡아 주변을 헤매던 중 운 좋게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를 확인한 진주교육대 부설 한국지질유산연구소장인 김경수 교수는 운석일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교수는 "이 암석은 두 운석과 같은 범위에 떨어졌고 표본이 검은색 코팅형상인데다 크기보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특성으로 미뤄 운석일 확률이 90% 이상"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운석 사냥꾼'도 등장했다. 미국인 로버트 워드씨는 "운석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왔으며, 진주 일대에 100여개의 운석 조각들이 흩어져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값비싼 운석이 해외로 팔려나가는 일을 막기 위한 조치도 논의되고 있다. 이종익 극지연구소 극지지구시스템연구부 책임연구원은 "운석은 발견자가 소유권과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어 국제 운석 수집가에게 팔아 넘기면 국내 학계는 연구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다"며 "독도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지질과 암석 등을 보호하는 것처럼 진주 운석 추락 지역을 보호하는 관리·조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이날 운석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보호조치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미천면 오방리에서 두 번째 운석을 발견한 박상덕(80)씨의 아들 원호(55)씨는 "남이 없는 것을 가졌으니 기분이 좋다. 아직 운석을 어떻게 처분할지 생각하지 않았다"며 "아무리 돈을 더 준다 해도 외국에 넘기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주 운석 두 점은 모두 극지연구소에 보관 중이며, 발견자와의 합의에 따라 일부를 절단한 후 극지연구소와 서울대학교 등에서 세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연구소는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국제운석학회에 보고하고 이름을 붙일 예정이다.
진주=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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