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쇼트트랙 박승희(22ㆍ화성시청)의 눈물이 웃음으로 바뀌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박승희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500m 동메달의 한을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로 말끔히 풀었다.
박승희는 16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 결승에서 42초792 만에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엘리스 크리스티(영국ㆍ42초870), 판커신(중국·42초942)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전날 1,500m에서 동메달을 딴 데 이어 이번 대회 두 번째 메달을 기록했다.
박승희는 한달 전 아쉬움과 서러움이 짙게 배인 눈물을 흘렸다. 최고의 컨디션과 운까지 따라 사상 첫 여자 쇼트트랙의 500m 올림픽 금메달을 선사하는 듯 했지만 상대 선수의 충돌 여파로 넘어지고 또 넘어져 눈앞에서 우승 꿈을 접어야만 했다.
2위를 차지한 크리스티(영국)의 실격 판정으로 4위에서 한 계단 올라가 동메달을 목에 걸긴 했지만 울음은 좀처럼 멈출 줄 몰랐다. 그래서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500m 금메달의 의미는 더욱 남다르다. 특히 자신을 넘어트려 금메달 꿈을 앗아간 크리스티를 누르고 정상에 올라 기쁨이 더했다.
남자 500m에서는 우다징(중국)이 40초526으로 1위에 오른 가운데 소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러시아의 빅토르 안(안현수·41초207)은 4위에 그쳤다. 소치올림픽에서 준결승 탈락의 아픔을 겪은 남자 계주 대표팀은 5,000m 계주 준결승 2조에 이호석(28·고양시청), 이한빈(26·성남시청), 박세영(21·단국대), 신다운(21·서울시청)이 출전해 6분44초942의 기록으로 1위에 올라 결승에 진출했다. 남자 대표팀은 17일 열리는 결승에서 러시아, 영국, 네덜란드와 격돌한다.
한편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전날 열린 1,500m에서 메달을 싹쓸이하며 최강 전력을 과시했다. 심석희(17·세화여고)가 2분34초423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고, 김아랑(19·전주제일고)은 2분34초717, 박승희가 2분34초838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했다. 여자 대표팀은 3,000m 계주 준결승에서도 4분07초947을 기록, 1조 선두로 가볍게 결승에 올라 17일 캐나다, 중국, 이탈리아와 결승에서 레이스를 펼친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