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환율 변동폭이 17일부터 확대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15일 위안화 일일 환율 변동폭을 기존 ±1%에서 ±2%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위안화를 국제화하기 위한 장기계획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이달 5일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위안화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며 위안화 환율 하루 변동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혀, 위안화 변동폭 확대는 이미 예고된 것이다.
하지만 실행 시기가 당초 전망보다 앞당겨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일러야 2분기에야 중국이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로이터는 이날 시장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번 조치가 경제 운용에 대한 중국 당국의 자신감과 개혁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환율 변동폭 확대조치는 최근까지 이어진 위안화에 대한 평가절하 기조가 바뀌는 신호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변동폭 확대 상황에서 추가로 위안화를 절하할 경우 수입물가가 상승하고 중국 수출기업의 경쟁력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며 "런민은행이 위안화 변동폭을 확대한 것은 역으로 평가절하를 중단하거나 적어도 속도를 낮추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주요 2개국(G2) 경제 규모의 위상에 걸맞게 외환시장을 자율화해 가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달러에 맞서는 기축통화의 지위를 얻기 위해서 위환화 시장을 글로벌스탠더드에 맞추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김 수석 연구위원은 "지금까지는 정부의 지시에 따라 런민은행이 손쉽게 환율을 조정할 수 있었는데, 이번 변동폭 확대로 통제된 환율 조정 보다는 위환화 가치의 변동을 점진적으로 시장 기능에 맡기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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