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는 수명이 몇 년입니까?”
무속에 대해 조예가 있는 사람이 꼭 하는 질문이 있다.
“‘신기’는 수명이 몇 년입니까?”
몇 전부터는 평범한 사람들도 자주 묻는다. 한마디로 신기의 수명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몇 달 혹은 몇 년 만에 흐지부지 사라지는 약한 신기도 있고, 평생 가는 수명이 긴 강한 신기도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수명이 길든 짧든 상관없이 시간이 흐르면 신기는 점점 약해진다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선 아침에 강하고 오후로 갈수록 약해지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신기가 약해지는 것과 충전은 배터리 방전과 충전 원리와 똑같다. 신기도 약해지면 충전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진적’과 ‘기도’이다.
진적은 무당이 날을 잡아서 자신의 몸주신과 여타의 신격에 감사의례를 올리는 굿이다.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무속신앙사전에 보면 이 굿은 본디 ‘진적’이라고 약칭하였으나 이것이 일반화되면서 ‘진적굿’이라고 널리 쓰였다고 한다.
진적은 무당이 스스로 위하는 굿이다. 신기 충전이 필요할 때 수시로 하는 경우도 있으나 잎이 새로이 돋아나는 봄이나 가을걷이가 마무리된 가을에 주로 한다.
신기를 충전하기 위한 굿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굿과는 달리 상차림이 화려하고 규모도 어마어마하고 정성도 지극하다. 또 이날은 무속인이 자신은 물론 신도들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 작두를 타기 때문에 외부 손님도 많다. 이런 굿의 성격 때문에 어떤 무속인은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힘이 있는 정치인이나 유명한 연예인이 보낸 화환을 굿당에 전시해 놓기도 한다.
진적이 정기적인 신기 충전이면 기도는 수시로 하는 충전이라고 보면 된다. 명산이나 대찰을 찾아가서 모시는 신에게 기도의 예를 올려 감사도 표현하고 신기도 충전한다. 신기 충전은 운동선수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하는 체력 및 정신훈련과 비슷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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