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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 TVㆍ17일] 인간극장 ‘나의 태양, 나의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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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 TVㆍ17일] 인간극장 ‘나의 태양, 나의 우주’

입력
2014.03.16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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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은 누굴까? 갓 구운 토스트와 사과로 아침상을 차리고, 설거지한 그릇은 선발에 가지런하게 정리하고, 빨래는 겉옷과 속옷을 분리해서 갠다.

여염집 가정주부가 아닌 두 아이의 아버지 창율(52)씨다. 그의 일상은 다른 아버지와 다르다. 요리와 육아 등 살림을 도맡았다. 아들 태양(6)과 우주(5)가 “아빠는 슈퍼맨 요리사”라고 외치면, 목발과 휠체어에 의지하는 지체장애 1급 아버지는 웃는다.

창률씨는 생후 100일 무렵부터 소아마비를 앓았다. 걷지 못했던 소년 창율은 성장해서 연극 연출자로서 무대를 지휘했다. 40대 중반까지 연극에 몰두했던 인생은 사랑에 눈을 뜨게 됐고, 태양과 우주란 이름을 가진 아들을 얻었다. 나이 어린 아내는 자신의 길을 찾는다며 가족을 떠났다. 몸이 불편한 아버지는 연극 연출자가 아닌 엄마 같은 아빠로서 인생의 2막을 열었다.

생계를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던 창률씨는 교통사고로 어깨를 다치면서 반년째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통장 잔고가 줄어들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날 수밖에 없는 상황. 아버지가 일할 때 태양이와 우주는 어린이집에 가장 일찍 가서 가장 늦게 오던 학생이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일자리를 잃고 나선 집에서 함께 지낸다. 생계는 막막하지만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노랫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그러나 아내의 빈자리에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다. 글을 읽고 수를 세는 데 서툰 태양이는 어린이집에 다녀오면 바보라며 자책하고, 낯선 사람에게도 선뜻 안기는 우주는 집에 온 손님이 떠나면 서럽게 울곤 한다. “자식 둘을 키워보니 부모 마음을 이해한다. 저는 장애까지 있었으니, (우리)어머니는 저보다 수백 배 더 힘들었겠지.” 창률씨는 중학교까지 어머니 등에 업혀 등하교했고, 모친은 소풍마다 아들을 등에 업고 높은 산을 오르내렸다.

창율씨는 어머니에게 진 빚을 갚을 수 있도록 어머니가 장수하길 바란다. 창률씨의 인생도 따뜻한 봄날을 맞이하면 좋으련만, 태양과 우주가 있는 창율씨의 세계에도 따스한 봄이 성큼 다가올까? 방송은 17일 오전 7시 50분.

이상준기자

한국스포츠 이상준기자 ju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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