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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3월 15일] 국제전기자동차 엑스포

입력
2014.03.1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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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가 등장한 건 가솔린차보다 이른 1873년이다. 1896년엔 미국 아메리칸전기차회사가 200대를 택시로 보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기차는 이내 몰락했다. 무거운 축전지 중량, 오랜 충전시간 등이 문제였다. 대신 가솔린차가 1920년대 텍사스 유전개발로 인한 연료가격과 대량생산에 따른 차량가격 하락으로 전성기를 열었다. 당시 전기차 한 대 가격이 1,750달러인데 비해 가솔린차는 650달러에 불과했다니, 몰락은 운명이었던 셈이다.

■ 전기차가 돌아온 건 1990년대다. 대기오염이 부각되고 원유가격이 상승하면서 가솔린차의 보완재로서 효용성이 높아졌다. 리튬이온전지 등 축전 및 충전기술의 발전도 차세대 전기차 개발의 동력이 됐다. 1996년 GM의 1호 양산 전기차인 'EV 1호'가 나왔다. 2003년엔 미국에서 메이커별 무공해차량(ZEV) 의무판매 규정이 시행되는 등 환경규제도 속속 등장했다. 그런 흐름을 타고 도요타나 GM, 현대는 물론이고, BMW나 벤츠 같은 메이커도 치열한 전기차 각축전을 벌이게 됐다.

■ 하지만 1시간이 넘는 충전시간, 1회 충전에 150㎞ 남짓인 주행거리를 극복할 기술 개발은 여전히 더디다. 그래서 축전ㆍ충전 기술개발과는 별도로,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하는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기술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전기차 충전이 쉬운 인프라 구축이 모색됐다. 그렇게 되면 도심의 웬만한 빌딩이나 쇼핑센터, 송전선 주변 외곽도로 어느 곳에서나 쉽게 전기차 충전이 가능해 상용화를 크게 앞당길 수 있다.

■ 제주도는 일주도로 길이가 180㎞로, 최적의 전기차 상용 생활권으로 꼽혀왔다. 게다가 '카본 프리 아일랜드(탄소 제로섬) 2030' 계획에 따라 스마트그리드 인프라를 발전시켜 도 내에 단위면적 당 세계 최다인 497개의 전기차 충전소도 갖췄다. 제주에서 오늘부터 열리는 제1회 국제전기자동차 엑스포에 BMW GM 닛산 등 글로벌 메이커들이 앞다퉈 참가한 배경도 스마트그리드를 활용한 첨단 충전 인프라에 있다. 제주가 이번 엑스포를 통해 전기차 기술 융ㆍ복합 산업의 허브로 거듭나기 바란다.

장인철 논설위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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