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높은 대중적 관심과 폐쇄적인 학계의 현실에는 온도 차가 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글과 강연으로 대중과 교감하는 학자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당대 미디어 트렌드를 비롯한 사회ㆍ문화적 지형에 기민하게 반응하며 대중에게 삶과 사회를 성찰할 계기를 마련해 주는 역할을 해왔다.
영화비평지 '키노'와 '씨네21', 문화비평지 '이매진', 시사문화비평지 '인물과 사상' 등이 창간된 1990년대 중반은 사회ㆍ문화 비평이 본격적으로 유통된 시기다. 인물비평을 앞세운 강준만(58) 전북대 교수와 미학자로서 예술을 논의한 진중권(51) 동양대 교수가 이때의 대표적인 스타 학자다.
철학자 고병권(43)씨와 이진경(51)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고전평론가 고미숙(54)씨가 주도해 함께 만든 대학 바깥의 연구 공동체 '수유너머'도 2000년대를 대표하는 문화현상 가운데 하나였다.
유홍준(65) 명지대 석좌교수와 김용옥(66) 한신대 석좌교수 등은 '1박2일'이나 '두드림' 같은 TV 예능프로그램에까지 등장해 대중과 소통했다.
동시대의 문제를 고민하는 이택광(46) 경희대 교수, 경제학자 우석훈(46)씨 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 주요 매체로 떠오르면서 주목 받는 학자다.
최근에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명강사로, 다시 멘토로 떠오르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철학자 강신주(47)씨, 김경집(55) 전 가톨릭대 교수, 정민(53) 한양대 교수 등이 대중에 친숙한 인물이 됐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