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과거로 돌아가 현재의 삶을 바꿀 수 있다면, 그것도 과학의 힘을 딱히 빌리지 않고 할 수 있다면 마다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12일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개시한 영화 '어바웃 타임'은 이런 만약을 매개로 인생과 사랑에 대한 성찰의 메시지를 던진다.
막 성인이 된 팀(돔놀 글리슨)은 아버지로부터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특별한 능력을 전수 받는다. 어두운 곳에서 고개를 숙인 뒤 두 주먹을 쥐고 원하는 시간대를 떠올리기만 하면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는 비법 아닌 비법이었다. 속는 셈치고 아버지의 말을 따른 팀은 곧 자신만의 능력에 푹 빠져든다. 짝사랑하는 여인과 인연을 맺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거나 삶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시간여행을 하곤 한다. 그렇게 사랑하고 결혼하고 애를 낳고 가족과 일상을 영위해가던 팀은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삶의 진리를 깨닫는다. 누군가와 함께 했던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마음 속에 두고 반복해서 즐기는 것이 인생 최고의 낙이라는 것을.
가족과 사랑의 의미를 재치와 웃음으로 일깨워주는 수작이다. '노팅힐' 등으로 로맨틱 코미디의 명가라 불리는 워킹 타이틀이 제작했고 '러브 액추얼리'(2003)의 리처드 커티스 감독 은퇴작이다. 달콤하고 경쾌하고 아련한 음악들도 감성을 자극한다. 지난해 극장에서 339만명이 본 흥행작. 15세 이상 시청가.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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