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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쑥, 폭력 뚝… 미국 등교시간 늦추기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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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쑥, 폭력 뚝… 미국 등교시간 늦추기 확산

입력
2014.03.1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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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고등학교 등교 늦추기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보통 오전 7시 30분까지이던 등교 시간을 한 시간 늦춘 학교에서 학업 성적이 올라가고 폭력ㆍ교통 사고는 줄어든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잠을 충분히 잔 아이일수록 심신 모두 더 건강하다는 연구 결과도 이런 추세를 과학적으로 뒷받침한다.

등교 시간을 늦춘 학교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높고 폭력 등 각종 사고 가능성도 확연히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 덕분에 미국 고교에서 '등교 늦추기 운동'이 힘을 얻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워싱턴주 시애틀시는 조만간 고교 등교 시간 늦추기 여부를 두고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다. 메릴랜드의 몽고메리와 버지니아의 페어팩스도 비슷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2년 사이 캘리포니아 롱비치, 조지아 데카투어, 오클라호마 스틸워터 등에서 고교 등교 시간을 늦췄다.

미네소타대학은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 학교를 늦게 시작할수록 학생들의 정신 건강과 교통사고율, 출석률 등이 모두 개선된다고 밝혔다. 특히 상당수 학교에서는 학업 성취도와 대입 시험 점수까지 올랐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등교 시간을 늦춘 5개 학군 학생 9,000명의 수면 시간을 분석한 결과 '오전 7시 30분 등교' 때에는 학생들의 3분의 1만이 8시간 이상 잔 것으로 조사됐다. 잠을 덜 잔 학생들은 우울증 및 카페인ㆍ알코올 섭취와 마약 사용률 등이 잠을 많이 잔 학생보다 높았다. 반면 등교 시간을 오전 8시 30분으로 늦춘 뒤에는 학생들의 60% 가량이 8시간 이상 잤다고 답했다. 수업 시작을 8시 50분으로 늦춘 와이오밍의 한 고교에서는 학생들이 일으키는 교통사고가 연 23건에서 7건으로 크게 줄었다. 수업을 늦게 시작한 미네소타의 한 학군에서는 아침 수업 평균 성취도가 올랐다.

미국 고교는 오전 7시 30분~8시에 수업을 시작해 오후 3~4시에 끝내는 게 일반적이다. 이 시간에 맞춰 스쿨버스를 타려면 학생들은 오전 6시 전에 일어나야 한다. 문제는 청소년은 성인보다 잠을 유발하는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 시간이 늦어 잠을 늦게 자려는 성향이 있다는 점이다. 또 청소년들은 숙면을 방해하는 스마트폰 등을 밤늦게까지 들여다보는 경우가 많아 늦게 잔다고 미네소타 연구진은 밝혔다.

사람은 새롭게 배운 내용을 숙면을 통해 뇌에 각인하기 때문에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 청소년의 학업 성취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워싱턴 국립 아동병원의 주디스 오웬스 박사는 "하루 5시간만 자는 것을 성실하다고 여기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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