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선수재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일 갑자기 출국, 해외도피 의혹을 받았던 '대통령학 대가' 함성득(51)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가 최근 귀국했다. 그러나 출국 배경에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함 교수는 지난달 7일 캐나다를 거쳐 미국 동부지역으로 출국했다. 장인과 장모의 병 간호를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개강 첫날인 3일 귀국,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앞서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2부는 함 교수가 선고결과에 두려움을 느껴 도주했다고 판단, 지난달 18일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지명수배했다. 그러나 함 교수가 변호인을 통해 귀국할 뜻을 밝혀 영장은 철회됐다.
함 교수는 인터넷 광고대행사 대표 윤모(46)씨로부터 광고주와의 재계약 연장을 공정거래위원장에게 로비해주는 대가로 2008년 8월부터 6개월간 7,8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기소됐다. 함 교수 측은 금품수수는 일부 인정하면서도 "공정위원장을 잘 아는 로비스트를 소개해줬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1심은 지난해 9월 무죄를 선고했지만 여지를 남겨뒀다. '함 교수가 직접 공정위원장을 상대하겠다며 돈을 받았다'는 공소장 내용이 '직접 한 것이 아니라도 함 교수가 소개한 로비스트가 공무원에게 로비를 했고, 그 성공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로 바뀌면 유무죄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법원이 지적한 부분을 지난해 12월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했다.
따라서 함 교수가 유죄 가능성에 부담을 느껴 선고를 미루려고 도피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지난달 함 교수 출국 직후 법원 정기인사로 재판부가 교체됐다. 새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전 재판과정에 이의를 제기하면 재판을 다시 해야 한다.
함 교수는 이날 기자와 만나 "미국 방문을 위해 선고 두 달 전부터 재판부에 수 차례 연기신청을 했고, 재판부가 바뀐다고도 예상치 못했다"며 "무죄를 확신하기 때문에 도피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함 교수에 대해 징역 2년, 추징금 7,850만원을 구형했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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