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가 81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는 투표율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전국 단위 선거로는 처음 사전투표제가 적용되면서 투표율이 승패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느라 분주하다.
사실상 투표일을 3일로 늘리는 사전투표 영향으로 투표율은 대체로 이전 지방선거에 비해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사전투표란 유권자가 별도의 신고 절차 없이 신분증만 있으면 사전투표 기간(선거일 전 5일부터 2일간) 동안 전국 어느 사전투표소에서든 투표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이번 선거 사전투표는 5월30일(금)과 31일(토) 이틀 동안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사전투표제는 지난해 상ㆍ하반기 재보궐선거에 처음 도입됐으며 당시 각각 6.93%와 5.45%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특히 선거구 내 사전투표소에서만 투표가 가능했던 지난해 재보궐 선거와 달리 이번에는 전국 읍ㆍ면ㆍ동 단위 어디에서든 투표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전 투표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예전에는 유권자가 지방에서 근무하거나 여행 중일 경우 투표할 방법이 없었다"며 "선거 당일 투표율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체 투표율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구나 범보수 진영과 범진보 진영이 지난 대선 이후 또다시 이번 지방선거에서 격돌을 예고하고 있어 세력결집에 따른 투표율 상승도 예상된다.
다만 투표일 이후 최장 5일의 황금연휴 가능성은 투표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임시공휴일인 지방선거일(6월4일) 이틀 뒤인 6일이 금요일인데다 현충일 휴일이어서 직장인들의 경우 5일 하루만 휴가를 내면 최대 닷새간의 황금 연휴를 보낼 수 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여행사들이 벌써부터 투표일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투표율 하락을 우려했다.
하지만 투표율이 승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판단하기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투표율이 낮으면 보수 진영이 유리하고 높으면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는 게 그 동안 통설이었지만 지난 대선에서 75.8%의 높은 투표율 속에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이제는 속설이 되고 말았다. 윤희웅 민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50대 이후 노년층 인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투표율 상승은 도리어 보수 진영에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체 투표율보다는 연령대별 투표율이 승부를 좌우할 수 있다는 말이다. 때문에 여야도 전체 투표율보다는 연령대별 투표율 제고를 위한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방선거의 경우 투표율과 상관없이 대체로 야당이 우세했다는 점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유일하게 여당인 민주당이 승리한 2006년 5ㆍ31지방선거에서는 투표율이 52.6%로 저조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지방선거는 대체로 정권심판의 표심이 크게 작용하지만 당시의 정치적 상황이나 정책 이슈 등에 따라 승부의 향배가 결정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5ㆍ31지방선거에서는 노무현 당시 대통령 탄핵 파문으로 표심이 한나라당을 등졌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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