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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만 되면 훌쩍훌쩍 알레르기 비염… 진드기와 동물 털, 풍매화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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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만 되면 훌쩍훌쩍 알레르기 비염… 진드기와 동물 털, 풍매화피해야

입력
2014.03.1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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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나만!"

알레르기 비염으로 고생하는 사람들, 봄만 되면 억울하고 짜증난다. 줄줄 흐르는 콧물과 시도 때도 없이 터져 나오는 재채기 때문에 여간 민망한 게 아니다. 다른 데는 아픈 곳 없이 멀쩡한데 유독 봄에만 환자가 되니 황당할 노릇이다. 그런데 사실 알레르기 비염은 타고난 '운명'일 가능성이 높다.

외상이나 감염병 등 다른 일반적인 병은 대체로 일시적인 외부 요인 때문에 생긴다. 이에 비해 알레르기 비염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체내의 면역학적 특성, 태아 시기부터 출생 후 계속해서 노출된 외부 환경 등 오랫동안 축적된 몸 안팎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꾸준히 작용해 어느 시점에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강혜련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설명했다. 몸이 알레르기 비염이 나타날 수 있는 상태로 이미 디자인돼왔다는 얘기다. 증상이 줄어 다 나았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어느 틈에 다시 화장지를 달고 살게 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 인구 10명 중 1~3명이 이런 운명을 타고 난 것으로 추정된다.

알레르기 비염의 대표 증상은 콧물이다. 하지만 콧물이 자주 난다고 해서 다 알레르기 비염은 아니다. 사람이 하룻동안 숨을 쉬면서 들이마시는 공기의 양은 1만~2만ℓ다. 1분에 500㎖짜리 생수병 14~28개 분량의 공기가 코로 들어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물질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코 내부의 표면(점막)은 필터 역할을 하는 점액으로 덮여 있다.

꽃가루나 집먼지진드기, 동물의 털 등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이 들어오면 코 점막의 세포들은 히스타민이라는 물질을 다량 만들어낸다. 히스타민은 점막 바로 아래에 있는 혈관을 확장시켜 혈관 속에 있던 물이 점막으로 빠져 나오게 만든다. 이게 바로 알레르기 비염 환자를 괴롭히는 물처럼 맑은 콧물이다. 히스타민은 가려움증도 일으킨다. 그래서 코와 눈이 간질간질하면서 갑작스럽게 재채기를 하게 된다.

코감기는 점막으로 바이러스가 침투한 상황이다. 이럴 땐 바이러스를 처치하기 위해 혈관을 타고 많은 백혈구가 코로 몰려온다. 바이러스와 싸우고 난 뒤 남은 백혈구의 잔해는 누런 콧물이 돼 흘러 내린다. 코감기와 알레르기 비염의 콧물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점이 바로 색깔이다. 또 알레르기 비염과 달리 코감기 때는 코와 목이 따끔거리거나 열이 나기도 한다.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집안 먼지다. 집 먼지 속에는 진드기, 동물의 털과 비듬, 해충의 배설물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방 구조인 온돌은 집먼지진드기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하지만 난방이 잘 되는 아파트나 주택이 늘고 침대와 가습기 사용이 증가하면서 집먼지진드기가 생기기 좋은 환경이 됐다. "진드기는 사람 피부에서 떨어진 비듬(인설)을 먹고 산다"며 "보통 먼지 1g당 100마리 이상이면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최정희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설명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매일 집먼지진드기를 흡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 집이나 직장, 학교 등에서도 먼지를 조사해보면 고양이 털이나 비듬이 종종 발견된다. 부엌에서 나오는 먼지 1g에도 일반적으로 바퀴벌레 같은 해충의 배설물이 10㎎ 정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먼지를 가능한 한 없애는 게 알레르기 비염에 시달리지 않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꽃가루도 주요 알레르기 물질이다. 하지만 꽃을 모두 피해 다닐 필요는 없다. 박성훈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봄 축제에 많이 등장하는 벚꽃이나 튤립, 유채, 진달래와 매화, 산수유 같은 충매화(곤충이 꽃가루를 옮기는 꽃)는 알레르기와 별 관계가 없다"며 "자작나무와 참나무, 떡갈나무, 단풍나무, 밤나무, 느릅나무, 아카시아, 삼나무, 버드나무 등의 풍매화(바람이 꽃가루를 옮기는 꽃)가 주로 4, 5월에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풍매화 꽃가루가 충매화보다 작고 가벼워 바람에 잘 날아가 피부에 닿기 쉽기 때문이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다면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되도록 멀리하는 게 상책이다. 금연은 물론, 담배 피우는 사람 가까이에도 가지 말고 급격한 온도 변화를 피하며 외출할 땐 마스크를 쓰고 증상 초기부터 꾸준히 치료 받길 전문의들은 권한다. 임소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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