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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3월 14일] 소치 올림픽, 그 끝에서 시작하는 또 다른 응원

입력
2014.03.1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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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 패럴림픽이 한창이다. 동계올림픽이 열린 소치에서 16일까지 열린다. 패럴림픽은 신체장애인들의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올림픽을 개최한 곳에서 연이어 열리는 국제대회다. 패럴림픽에 대한 열띤 응원 속에서 여전히 소치 동계올림픽의 감동이 교차한다.

지난달 7일 있었던 동계올림픽 개막식은 톨스토이, 차이콥스키 등 세계적인 예술가를 배출한 러시아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공연은 눈부시게 하얗고 서늘했으며 그 배경 음악은 아름다웠다. 개막식 다음 날부터 88개국에서 3,0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하여 15개의 종목에서 열띤 경쟁을 벌였다. 설원에서 펼쳐진 스노보드를 보며 광활한 러시아의 겨울을 감상하고, 스포츠 전문가의 해설을 들으며 비슷해 보이는 봅슬레이와 루지의 차이점을 알아갔다. 우리 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는 '본방사수'를 외치며 며칠 전부터 경기 일자를 손꼽았다. 5시간이라는 시차로 밤 시간에 중계됨에도 혹시 그 경기를 놓칠까 미리 TV 앞에 앉아 우리 선수들의 출전을 기다렸다. 우리 선수 차례가 되면 긴장했고 열광했으며 실수 없이 제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바랐다.

성적은 좋았다.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이상화 선수는 금메달을 따며 '빙속여제'임을 확인했고,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는 막판 뒤집기를 하며 우리 선수들이 첫 번째로 결승점에 들어왔다. 피겨스케이팅 경기에서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가진 러시아 신예들의 추격에도 김연아 선수는 강렬하고도 아름다운 경기를 선보여 진정한 '피겨의 여왕'임을 전 세계에 알렸다.

감동도 많았다. 6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여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이규혁 선수는 노장의 투혼을 보여주었다. 선두로 달리다가 앞지르려는 다른 선수와 함께 엉켜 3위에 그친 박승희 선수에게서는 의연함을, 오륜기가 새겨진 녹색의 스케이트화를 신은 심석희 선수에게서는 열망과 가족애를 보았다. 첫 동계올림픽 출전인 컬링 대표팀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SNS는 뜨거웠고 시청률도 10%를 넘었다. 23일 폐막식까지 17일간 국민들을 웃고 울게 만든 감동의 드라마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근대 올림픽은 1896년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제1회 대회를 개최하면서 시작됐다. 동계올림픽은 하계올림픽과 별도로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첫 대회가 열린 후 이번 소치 올림픽은 22번째 대회다. 근대 올림픽의 이상은 스포츠에 의한 인간의 완성과 경기를 통한 국제평화의 증진이다. '보다 빠르게, 보다 높게, 보다 강하게'를 표어로 하여 그 정신을 기리고 있다. 스포츠 정신은 공정하고 윤리적이며, 권위와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을 말한다. 그 스포츠 정신을 우리는 이번 올림픽경기에서 보았다.

선거는 종종 스포츠에 비유된다. 선거라는 경기에, 후보자와 상대방 후보자라는 선수가 출전하고, 공직선거법이라는 경기규칙이 있으며, 선거관리위원회라는 심판이 있다. 그 경기규칙은 이러하다. 출전선수인 후보자는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자신의 정견을 알릴 수 있다. 그러면서도 여러 가지 제한이 있어 그 제한사항을 지키며 공정하게 경기해야 한다. 규칙을 잘 지키며 경기하는지를 심판인 선거관리위원회가 예의 주시한다. 이 경기에서 어느 선수가 우승하고 메달을 가져갈지는 유권자가 던지는 표에 달려 있다.

소치 올림픽은 성황리에 끝났다. 소치 패럴림픽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뜨겁다. 그리고 6ㆍ4 지방선거라는 새로운 대회가 열린다. 선수들은 출전 채비에 분주하고, 심판은 경기 준비에 여념이 없으며, 유권자들은 새로운 대회를 기다리며 설렌다. 선수들이 공정하게 경쟁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며, 경기 결과에 의연히 승복하는 스포츠정신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 유권자들도 자신이 지지하는 선수에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여 그들을 응원할 것을 기대한다.

윤석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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