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박병호(28ㆍ넥센)’를 꿈꾸는 넥센 강지광(24)의 방망이가 식을 줄 모른다.
강지광은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SK와 시범 경기에서 2번 타자 우익수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2개의 안타는 모두 홈런이었고 시범 경기 2, 3번째 대포를 연거푸 쏘아 올리며 이 부문 1위로 뛰어 올랐다. 넥센은 SK를 6-0으로 꺾었다.
강지광은 고교 시절까지 투수로 활약했다. 2009년 인천고를 졸업하고 2차 3라운드 전체 20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LG 스카우트였던 염경엽 넥센 감독은 “150㎞의 강속구를 던지던 투수였다. 힘 하나는 타고 났다”며 “우리나라에서 이런 힘을 가진 선수가 나오기 힘들다”고 회상했다.
강지광은 그러나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오른 팔꿈치 인대가 손상돼 수술대에 올랐다. 2011~12년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친 뒤에도 팔꿈치 상태는 예전 같지 않았다. 그는 “LG 시절 박병호 선배와 한 방을 썼다. 박병호 선배는 왼쪽 팔꿈치, 나는 오른쪽 팔꿈치가 아팠다”고 말했다.
강지광은 결국 2013년부터 타자로 전향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21경기에서 타율 2할3푼1리에 1홈런 9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다 드래프트를 통해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고교시절부터 눈 여겨 본 염 감독이 다시 한 번 손을 내밀었다. 강지광은 앞서 LG에서 넥센으로 팀을 옮긴 뒤 ‘대박’을 친 박병호처럼, “언젠가 ‘제 2의 박병호’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이날 SK 에이스 조조 레이예스는 1군 정규시즌 출전 경험이 한 차례도 없는 강지광에게 호되게 당했다. 강지광은 1회말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레이예스의 142㎞짜리 낮은 직구를 밀어쳐 비거리 120m짜리 우중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4회 2사 2루에서도 레이예스의 131㎞짜리 바깥쪽 높은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좌월 투런홈런으로 연결했다.
강지광은 경기 후 “어떻게 쳤는지 모르겠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강지광은 시범경기 5경기에서 14타수 4안타 타율 2할8푼6리에 3홈런 5타점을 기록 중이다.
마운드는 넥센 선발 문성현(23)이 지배했다. 문성현은 직구 최고 구속이 144㎞에 그쳤지만 4이닝 무안타 무실점 2볼넷을 기록했다. 그는 이번 시범경기 6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대전에서는 한화와 NC가 2-2로 비겼다. 한국 프로야구 데뷔전을 치른 한화 선발 케일럽 클레이는 3이닝 2안타 무실점의 무난한 피칭을 했다. NC 선발 에릭 헤커는 3이닝 무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경기는 7회말 한화가 1사 1ㆍ2루 기회를 잡았을 때 대전에 비가 내리면서 강우 콜드게임 처리됐다. 대구 삼성-LG전은 비로 취소됐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