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의 ‘철퇴 축구’는 2014년에도 계속된다.
지난 시즌 최종전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울산은 김호곤 감독이 물러나고 울산 미포조선을 이끌었던 조민국(51)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일부 우려 섞인 전망 속에서도 울산은 막상 뚜껑을 열자 강 팀으로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2014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2연승을 비롯해 리그 개막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포항 스틸러스를 제압하며 3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4-4-2’ 포메이션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지만 일부 선수들에서 변화가 있었다. 김성환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고 있는 김선민은 조 감독이 지난해 미포조선 사령탑으로 있을 때부터 애제자였다. 2014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울산 유니폼을 입은 김선민은 조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팀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키가 168㎝로 단신인 그는 엄청난 활동량과 함께 정확한 패스를 배달하며 공격을 이끌고 있다. 중앙뿐만 아니라 측면 자원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지난달 26일 웨스턴 시드니(호주)와의 H조 조별리그 1차전에 깜짝 선발 출전해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뒤 계속해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선민 외에도 새롭게 팀에 가세한 백지훈, 유준수도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경주한국수력원자력에서 활약하다 조 감독의 눈에 띄어 울산에 입단한 유준수는 12일 가와사키(일본)전에서 후반 조커 투입돼 결승골을 터트리며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울산은 최근 2경기에서 모두 후반 35분 이후 결승골을 터트리며 강한 뒷심을 보였다. ‘선수비 후역습’을 지향했던 지난해 철퇴 축구와 닮은 꼴이다. 여기에는 국가대표 골키퍼인 김승규의 철벽 방어와 ‘진화하는 거인’ 김신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승규는 12일 가와사키(울산)와의 경기에서 눈부신 선방으로 뒷문을 탄탄하게 잠궜고, 김신욱은 1-0으로 앞선 후반 추가 시간 쐐기골을 터트리며 3경기 연속골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조 감독은 “아직 철퇴 축구에 패스를 입힌 팀 컬러가 잘 드러나지 못한 것 같다”며 “지금까지 운이 많이 따른 것 같다. 미드필더진이 더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상기자
울산 현대 김선민. 울산 제공
한국스포츠 이재상기자 alexei@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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