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퀸’ 양효진(26ㆍ190㎝ㆍ현대건설)은 올 시즌 코트에서 환하게 웃지 못했다. 개인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고도 소속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일찌감치 좌절되면서 허탈감이 밀려왔다.
양효진은 13일 현재 1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세트당 블로킹 1.036개로 압도적인 1위에 올라있다. 역대 V리그 여자부에서 블로킹 1개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최초다. 뿐만 아니라 공격 종합 성공률도 50.86%로 2위 베띠(GS칼텍스ㆍ46.70%)를 멀찍이 따돌리고 있다. 2005년 V리그가 생긴 이래로 센터가 공격 종합 1위를 차지한 것도 처음이다. 여기에 속공(56.96%) 부문까지 사실상 3관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양효진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은 2008~09시즌(4위) 이후 처음으로 봄 배구를 하지 못하게 됐다. 11승18패(승점 35)에 그치며 5위에 머물러 있다. 그래서 개인 최고의 성적에도 기쁨보다는 아쉬움과 함께 미련이 많이 남는다.
양효진은 “솔직히 다른 팀들과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생각하는데 연패를 하다 보니 팀이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계속 쳐져 있었다”고 돌아봤다.
올 시즌을 앞두고 양효진은 현대건설과 FA 계약을 통해 여자부 최고 연봉자(2억5,000만원)가 됐다. 팀의 주축 선수라는 책임감이 부쩍 커졌다. “세트당 블로킹 1개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보다는 경기를 치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록은 따라온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엔 성적이 좋지 않아서 힘들었다. ‘내가 잘해야 이긴다’는 부담도 있었지만 그런 것들은 감수해야 한다. 앞으로도 잘 이겨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양효진은 2009~10시즌 이후 5시즌 연속 블로킹 1위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센터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어떤 분들은 ‘키가 커서 블로킹을 잘한다’고 이야기 하는데 만약 그랬다면 내가 노력 안 했을 것”이라며 “코트에선 항상 더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다. 간절함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효진은 “생각해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 현대건설은 오는 16일 성남실내체육관에서 도로공사와 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이재상기자
한국스포츠 이재상기자 alexei@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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