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완(프리ㆍ28) 기수가 지난 8일 서울경마 2경주에서 우승하며 데뷔 7년 만에 개인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비채속도’에 기승한 유승완은 선두경쟁을 피하고 후미권에 머무르며 말의 체력을 비축했다. 직선주로에서 접어들어 선두권과의 거리를 좁히기 시작하더니 ‘비채속도’가 마명처럼 빛의 속도로 앞선 말들을 따돌리며 결승점을 통과해 3마신차로 우승, 유승완에게 100승을 선물했다.
이날 유승완은 7, 8, 12경주에서도 우승하며 3승을 추가해 통산 103승, 시즌 9승을 기록했고 다승순위 13위에서 7위로 뛰어올랐다.
100승까지 7년의 세월을 돌아왔지만 유승완은 데뷔 때부터 주목받던 기수다. 루키들의 무덤이라고 하는 데뷔 2년차인 2008년에는 동기들이 가장 먼저 ‘별’을 단 그를 ‘장군님’이라고 불렀다. 당시 수습기수를 나타내는 기호로 10승 미만은 ‘●’, 10~20승 미만은 ‘○’, 20~30승 미만은 ‘△’를 쓰고, 수습기수 중 마지막 단계인 30~40승 미만은 ‘☆’을 사용했는데, 동기들 중 가장 먼저 30승을 돌파해 별을 단 그를 ‘장군님’이라고 했던 것이다.
그는 주변의 기대 속에 ‘기수 해외진출 사업’ 대상자로 발탁, 2009년 5개월간 미국에서 연수를 받기도 했다. 군 제대 후 2012년 8월 복귀할 때에도 그에 대한 경마 팬들의 기대는 높았다. 하지만 미국연수와 군입대로 공백이 길었던 탓인지 유승완은 슬럼프를 겪었다. 데뷔 2년차 이후 오랜만에 한 시즌을 완주한 2013년 그의 성적은 29승, 더 많은 기승기회에도 불구하고 ‘슈퍼루키’의 기록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는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주위에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조바심 내지 않고 꾸준히 기승했더니 어느새 100승이 됐다”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덤덤하게 말했다.
지난해 ‘작은 거인’ 서승운(프리ㆍ24), ‘여자 경마대통령’ 김혜선(24조ㆍ25) 등 후배들이 100승을 달성할 때 조바심이 났을 법도 한데, 유승완은 성실함으로 조바심을 극복했다. 그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할 생각이다. 슬럼프 없이 꾸준한 기수가 되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7년간 말고삐를 잡았지만 시즌을 완주하는 것은 올해로 이제 3번째이다. 한 경마관계자는 “워낙 성실한 기수다. 100승 달성도 하고 하루 4승을 해내는 걸 보니 슬럼프를 완전히 벗어난 것 같다. 올해 활약을 지켜보겠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진우기자 jwpark.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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