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주상복합건물 폭발ㆍ붕괴사고는 13년 전 9ㆍ11테러의 충격을 겪은 뉴욕 시민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사고 소식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삽시간에 전파됐다. 사고 원인과 관련해 목격자들은 공통적으로 커다란 폭발음이 들린 뒤 화염과 거대한 검은 연기가 피어 올랐다고 증언했다. 붕괴된 건물 건너편에 살고 있는 한 목격자는 "한 여성이 맨발로 뛰쳐나오는 걸 봤다"며 "동네 전체에서 진동을 느껴 처음엔 지진이 난 줄 알았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건물 2개동이 폭발 후 완전히 내려앉았으며 충격 탓에 인근 빌딩의 유리창 대부분은 파손됐다. 파편들이 3블록 떨어진 곳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폭발에 의한 붕괴라 테러 연관성이 주목됐으나 뉴욕시와 미 언론은 "아직 테러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가스폭발에 의한 붕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뉴욕시 당국은 사고 직후 만일의 상황에 대비, 대테러 합동팀을 급파했다. 뉴욕시의 가스공급업체 관계자는 "사고 발생 20여분 전 가스 냄새가 났다는 주민의 신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붕괴된 주거용 건물 두 채는 각각 5층 높이로 폭발 뒤 일시에 무너져 주민 다수가 매몰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 목격자는 "건물이 완전히 주저 앉아 잔해 밖에 남지 않았다. 내부에 아무도 없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른 목격자는 "일반적인 화재 사고와 달리 건물 붕괴 형태가 9ㆍ11테러를 연상케 한다"고 주장했다.
이 건물들은 뉴욕 북부에서 시내로 진입하는 메트로노스 기차역 인근에 자리잡고 있어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 했다. 현재 기차 운행은 전면 중단됐고, 일대 도로도 모두 통제된 상태다.
미 NBC방송 등 언론들은 최소 여성 2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보도하고 있으나 매몰자를 감안하면 사상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경찰 당국에도 실종자 신고도 속속 접수되고 있다. 붕괴 건물 주민인 제니퍼 살라스(20ㆍ여)는 "내 남편이 건물 잔해 밑에 깔려 있다"며 신속한 구조를 요청했다. 시 당국자는 "시민들이 많이 사는 거주지역이어서 실종ㆍ매몰자가 적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지 당국은 사고 발생 시각(오전 9시30분)이 출근 시간을 막 지난 시점이어서 그나마 피해를 줄이지 않을까 기대하는 눈치다. 사고 지점인 맨해튼 116가와 파크애비뉴는 맨해튼 중심가인 그랜드센트럴 터미널에서 북동쪽으로 3㎞ 떨어진 곳이다. 전통적으로 서아프리카에서 이주한 흑인들과 히스패닉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주로 상업 활동을 영위해 왔으며, 한인 거주자는 드문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지점 인근에 뉴욕의 명물인 센트럴 파크가, 2㎞ 떨어져서는 미국 명문 사학인 컬럼비아대가 위치해 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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