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서울교육청 "급식 잔류농약 안전" 홍보 물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서울교육청 "급식 잔류농약 안전" 홍보 물의

입력
2014.03.12 18:34
0 0

서울시교육청이 학부모 교육에서 농약의 안전성을 과도하게 홍보해 빈축을 사고 있다. 6월 4일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진보 교육감의 업적인 친환경급식을 흠집내기 위한 정치적 행보가 아니냐는 시각이다.

시교육청은 11일 문용린 교육감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서초구 서울시교육연구원에서 초ㆍ중ㆍ고교 및 특수학교의 학부모 학교급식모니터요원 1,3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연수를 열었다. 이날 진행된 3개 강연 중 2개가 시교육청에서 확대 보급을 추진 중인 GAP 농산물에 관한 것이었다. GAP는 최종 농산물에 농약이 잔류허용기준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제도인데, 친환경농산물의 부정적인 면과 농약의 안전성을 지나치게 강조해 참석한 학부모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급식자재 안전성 확보를 위한 GAP 제도의 올바른 이해'를 주제로 강연한 정덕화 경상대 교수(전국GAP연합회 회장)는 "친환경농산물이 안전하다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며 "앞으로의 급식 방향은 값이 싸고 안전하며, 무한적 공급이 가능한 GAP 농산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류재기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유해생물팀장은 "농약은 의약품과 동등 또는 그 이상으로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농약이 암의 원인이라는 증거는 없다"고도 말했다.

이날 연수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성북구의 한 학부모는 "'농산물의 잔류농약은 먹어도 해롭지 않다' '농약성분이 함유된 아스피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 유독 식품에만 예민하다' 등의 강의 내용을 듣고 급식 안전을 위한 교육이 맞나 싶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농약회사에서 안전성을 선전하러 나온 줄 착각할 정도"라고 했다.

'농약의 안전성'을 강조한 시교육청의 GAP 농산물 홍보는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달 12일에는 초ㆍ중ㆍ고교 및 특수학교 영양사 1,300여명을 대상으로 이번과 같은 내용의 연수를 실시했다. 이달 5일에는 서울 동대문구 전농초교에서 문용린 교육감이 직접 GAP 농산물 식단을 배식하는 시연회도 열었다.

'잘 씻으면 농약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정도라면 합리적인 교육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주변에선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시교육청은 올해부터 학교급식의 친환경농산물 권장 사용 비율을 초교 70%ㆍ중학교 60% 이상에서 각각 50% 이상으로 낮추고, 친환경유통센터의 이용비중도 떨어트렸다. 유성희 전교조 서울지부 정책기획국장도 "논쟁의 소지가 있는데도 농약이 안전하다고 단정하고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여는 것 자체가 상식 밖의 일"이라며 "목전에 놓인 교육감 선거에서 친환경급식이 주요 화두가 될 것 같으니 사전에 연수를 가장한 홍보를 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