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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만 31곳… 어디로 나가죠?" 토박이도 헤매는 부평 지하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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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만 31곳… 어디로 나가죠?" 토박이도 헤매는 부평 지하상가

입력
2014.03.1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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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인천 부평역지하상가 안내센터. 보안원 허경렬(70)씨가 출구를 찾는 여학생들에게 방향을 일러주고 있었다. 여학생들이 떠나자 마자 20대 여성이 길을 묻기 위해 허씨를 찾았다. 불과 5분 사이 점포나 출구를 묻기 위해 안내센터를 거쳐간 방문객만 7명. 허씨는 "지하상가 구조가 복잡하다 보니 길을 물어보는 방문객들이 주말이면 1시간에 30~40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부평역, 신부평, 부평중앙, 부평대아 4개 지하상가 법인이 모여있는 경인선 부평역세권 지하상가는 네티즌들에게 악명(?)이 높다. 면적이 축구장 4개를 합친 것과 비슷한 2만6,769㎡에 이르는데다 점포 수가 1,064개, 출구만 31곳이라 토박이들도 길을 헤매기 일쑤기 때문이다. '부평 던전'(지하 감옥)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부평역세권 지하상가는 경인선과 인천지하철 1호선 부평역, 부평 문화의 거리, 부평시장 등과 이어지고 인근에 은행 병원 백화점 영화관 등이 몰려있는데다 유동인구도 많아 특히 복잡하다.

이모(29·여)씨는 "서울에서 친구를 만나러 왔는데 출구 번호를 알아도 출구 찾기가 쉽지 않았다"며 "부평에 사는 친구도 전화로는 길을 알려주지 못하더라"고 말했다.

이런 부평역세권 지하상가를 비롯해 동인천·주안·제물포역세권 지하상가 등 인천지역 지하상가 15곳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인천 지하도상가연합회는 부평역세권 지하상가를 찾는 방문객들이 손쉽게 점포와 출구를 찾을 수 있도록 안내판 등을 개선하는 작업에 나섰다. 환불이 쉽게 안돼 쇼핑객들에게 불편을 줬던 문제도 개선하기 위해 100% 환불이 가능하도록 환불센터도 설치할 계획이다.

또 중국인 방문객들의 쇼핑 편의를 위해 중국의 은행 신용카드 통합 브랜드이자 유일한 카드인 '은련(銀聯)' 카드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지하상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한국기록원을 통한 국내 최대 지하상가 기록(점포 수) 인증도 준비 중이다. 인천 전체 지하상가의 점포 수는 3,602개(연합회 집계 3,704개)이며, 면적은 8만9,085 ㎡에 달한다. 이는 서울의 2,738개 보다 30여%나 많은 것이다.

이문웅 연합회 사무처장은 "한해 수 백 만명에 달하는 방문객들이 복잡한 지하상가 구조, 어려운 환불 절차, 물건을 구매하더라도 포인트 적립이나 캐쉬백이 없어 겪었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홍보단을 꾸려 6월 중 중국을 방문해 인천에 싸고 질 좋은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지하상가가 있다는 점을 알릴 계획"이라며 "쇼핑 인프라 부족으로 놓칠 수 밖에 없었던 중국 방문객들을 잡기 위한 마케팅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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