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최루탄 맞은 터키 소년 끝내…

지난해 발생한 터키 반정부 시위 당시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혼수상태에 빠졌던 10대 소년이 11일 숨지자 터키 주요 도시에서 규탄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혼수상태인 에르킨 엘반(15)의 부모는 이날 트위터에 아들이 오전에 숨졌다는 글을 올렸다고 현지언론들이 보도했다. 엘반은 지난해 6월 반정부 시위 당시 집 근처 가게로 빵을 사러 가는 길에 머리에 최루탄을 맞고 9개월간 혼수상태로 입원 중이었다.

엘반의 부고가 전해지자 그가 입원했던 이스탄불 옥메이다느 지역의 병원 앞에 시민들이 모여 경찰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 일부는 병원 입구를 통제한 경찰에 돌을 던졌고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진압하는 등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아내 병구완을 하러 왔던 한 남자가 머리에 최루탄을 맞아 중상을 입었다.

수도 앙카라에서는 중동기술대학 학생 수천명이 도심으로 거리 행진을 벌였으며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로 진압에 나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스탄불과 앙카라, 이즈미르 등 주요 도시 곳곳에서도 침묵시위가 벌어졌다. 엘반 군 장례식은 12일 옥메이다느에 있는 이슬람 사원에서 치러졌다. 최근 감청파일 폭로 등으로 사퇴 요구에 직면한 에르도안 총리는 지난해 시위를 과잉 진압한 경찰에 '영웅적 행동'을 했다고 격려했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