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지역에 상가나 공장이 들어설 수 있도록 용도제한을 완화하는 한편,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해선 세제 지원을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대책은 그린벨트를 추가로 푸는 게 아니다. 이미 그린벨트에서 해제됐지만, 여전히 용도제한으로 묶여 해제 효과를 보지 못하던 땅들을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
앞으로 용도제한이 풀린 집단취락지역에는 주거용도 외에 상업시설이나 공장을 지을 수 있게 된다. 김해공항 인근 부산, 공장용지 확보 필요성이 제기된 광주 인근, 창원과 대전 등 12개 지역(12.4㎢)이 우선 수혜 대상이다. 정부는 이들 지역에 주택건축 시 임대주택 비율을 줄여주고, 산업단지의 경우는 공원·녹지 확보율 같은 개발부담을 낮춰 주기로 했다. 개발사업이 이뤄지면 4년간 최대 8조5,000억원의 투자효과가 예상된다고 한다. 지역개발의 성공은 규제완화와 함께 민간의 동참 여부에 달려 있다. 이를 적극 유도하기 위해 현지 실정에 맞는 인센티브 제도를 추가로 다듬을 필요가 있다.
지역경제 살리기 못지않게 난개발이나 특혜시비를 없애는 것도 중요하다. 규제는 한번 풀리면 되돌리기 어렵고, 부동산 개발은 일단 시작되면 통제가 어렵다는 것은 그 동안의 경험이 말해준다. 이번 용도제한 완화가 공항이나 시가지 인접지역 등에만 국한된다고 하지만, 기존 시가지의 무분별한 확장으로 이어지는 결과가 돼선 안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대책을 수도권 지역의 그린벨트 해제지역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는 문제는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한다. 수도권 집중화가 더욱 심각하게 되고, 투기수요를 부추길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번 지역 활성화 대책은 지역주도형으로 이뤄지게 된다.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지역특화 전략을 짜면 정부가 이를 제도적ㆍ재정적으로 뒷받침해 주는 방식이어서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지방정부와 토호세력간의 이권 담합이나 특혜 시비 등을 막기 위해 원칙과 기준을 구체화하고, 관리 감독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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