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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스님 탄생 100주년… 통도사서 '추모다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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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스님 탄생 100주년… 통도사서 '추모다례제'

입력
2014.03.12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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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단하면 남이 수월하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9대 종정이자 영축총림의 정신적 지주였던 노천당 월하(月下ㆍ1915~2003) 스님이 근검 절약하고 대중과 공익을 위해 솔선수범하라며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었다.

한국 불교정화운동을 주도한 5인의 한 사람인 월하 스님이 탄신 100주년을 맞았다. 월하 스님 문하인 노천문도회(문장 초우 스님ㆍ문도 대표 성파 스님)가 25일 '탄신 100주년 추모다례제'를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봉행한다. 월하 스님 유품전과 '계율을 통한 수행의 재조명' 학술세미나도 연다. 유품전에는 발우와 가사ㆍ장삼, 안경, 경전류 등 스님이 생전에 사용하던 물건이 전시된다. '고승열전'의 작가인 윤청광씨는 스님의 일대기를 소설 형식으로 재조명해 을 썼다.

월하 스님은 1933년 열여덟 나이에 출가해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통도사 주지ㆍ조실, 조계종 총무원장, 조계종 개혁회의 의장, 영축총림 방장 등을 지냈다. 스님의 성품을 보여주는 유명한 일화가 하나 있다. 1992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위한 나눔의집 건립추진위원회가 결성돼 성금을 모은다는 소식을 듣고 1억5,000만원을 남몰래 냈는데 이 일이 보도되자 스님이 불같이 화를 내면서 "누가 돈을 내면서 내 이름을 댔는지 알 수가 없다"고 했던 것이다. 스님은 그 해 한국 불교 첫 사회복지법인 '통도사 자비원'을 설립했다.

스님은 1954년 동산, 청담, 효봉, 금오 스님과 함께 불교정화운동을 주도한 뒤 벽안 스님과 더불어 불국사 주지 후보로 결정됐지만 두 스님 모두 서로 맡지 않겠다고 우기는 바람에 다른 문중이 주지를 맡은 적도 있다. 통도사 조실로 추대된 뒤에는 상좌, 손상좌까지 있는데도 시봉을 들어줄 시자(侍者)를 두지 않고 방 청소와 빨래를 직접 했다. 독상도 마다하고 대중과 함께 공양했다.

문도 대표 성파 스님은 "마지막까지 청정 비구로 살다가 원적에 드신 월하 스님의 은은한 달빛 같은 가르침이 많은 이의 마음을 비추기 바란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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