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교육은 ‘잘 배우는 학생’ 만들기 프로젝트죠!
박남철(60) 교장은 교장 공모제를 통해 대구서부고와 인연을 맺었다. 나름의 검증의 과정을 거친 만큼 부임 이후 줄곧 성과를 내고 있다. 2013년 교육부가 선정한 창의인성교육 우수학교에 뽑혔고, 2012년에 제2회 학교독서교육 대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2012년부터 2년 연속으로 대구 디베이트 교육 선도학교로 지정되었으며, 2011년부터 2013년까지 토론, 독서, 글쓰기 교육 우수학교 교육감 표창을 받았다. 더 고무적인 사항은 중학교 3학년생들의 서부고 우선 지원율이 40%에서 80%로 상승했다는 사실이다. 학교 안의 변화가 바깥까지 알려지고 있다는 증거다. 박 교장은 “우리 학교가 자리 잡은 지역은 대구 전체에서도 경제적 여건 등이 가장 어려운 지역에 속한다”면서 “학생 대부분이 사교육에 기댈 여건이 안 되는 만큼 학교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밝혔다.
독서 교육으로 자존감이 높아진 아이들
박 교장은 2011년 9월 1일에 부임한 직후부터 독서와 토론, 글쓰기 교육에 힘을 쏟았다. 인문학 교육을 통해 자존감을 키우고 꿈과 목표를 가지게 하는 것이 교육의 시작이자 완성이라는 신념 때문이었다. 부임 한 달 뒤부터 당장 인문학 축제를 열었다. 10월, 11월 두 달 동안 아홉까지 행사를 진행했다. 부모님과 함께 밤늦도록 책을 읽는 ‘야(夜)한 독서’를 비롯해 문학 기행, 토론, 책 쓰기 등의 행사로 책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학생들이 서서히 변했다.
“표정이 밝아졌어요. 선생님들 말씀이 수업 시간이나 사적인 대화에서도 학생들이 자기표현을 잘 한다고 해요. 고전을 읽으면서 자존감이 높아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박 교장은 독서 혹은 인문학 교육에 대한 확신과 계획을 진작부터 가지고 있었다. 그는 1975년 초등학교 교사로 교편을 잡은 후 야간 사범대를 졸업해 1980년부터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쳤다. 그는 교사 시절 동료 교사들과 함께 역사, 철학,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토론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수업 시간에 글쓰기 교육을 시작했다. 그는 “수학이 글쓰기와 동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배운 내용을 글로 정리하면 수업 효과가 배가 되더라”고 밝혔다.
전교생 550명의 이름을 모두 외운 열정
대구외고에서 1998년부터 2004년까지 7년간 교사로 재직할 때도 독서의 중요성을 재차 실감했다. 박 교장은 전교생 550여 명의 이름을 다 외웠을 정도로 교육에 열정적으로 뛰어들었는데, 그 시절 가장 강조한 것이 독서였다. 그는 “수능을 코앞에 두고서도 책을 읽는 학생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수능 성적도 잘 나오더라”면서 “인성과 진로, 수능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바로 독서와 인문학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교사가 아무리 열심히 가르쳐도 학생들은 열심히 배우지 않습니다. 좋은 씨앗을 뿌리는 것보다 밭을 옥토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죠. 독서는 학생들의 마음 밭을 가는 일입니다.”
박 교장은 독서와 인문학 교육을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보다 더 정교한 계획을 짜서 전교생이 독서 열풍에 합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인성과 학력은 언뜻 두 마리 토끼지만 사실은 한 마리”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통합 독서 교육을 통해 이상과 현실 모두를 한꺼번에 실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광원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