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팀이든 상관없다. 5차전까지 치르고 왔으면 좋겠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정규리그 1위 창원 LG와 2위 울산 모비스의 바람이다. 두 팀은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를 거쳐야 하는 4개 팀들과 달리 열흘이라는 충분한 준비 기간을 갖는다. 체력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해 서울 SK(3위)-고양 오리온스(6위), 인천 전자랜드(4위)-부산 KT(5위)의 6강 승부가 마지막까지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LG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같은 조에 묶인 전자랜드와 KT에 모두 4승2패로 앞섰다. 객관적인 전력은 분명 뛰어나지만 김진(53) LG 감독은 “전자랜드와 KT는 각자의 색깔이 있어 둘 다 껄끄럽다”며 “다만 5차전까지 가서 힘을 좀 빼고 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반면 모비스는 4강에서 맞붙을 후보 팀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SK에는 2승4패로 열세를 보였고, 오리온스와는 3승3패로 팽팽히 맞섰다. 유재학(51) 모비스 감독은 “이번 정규리그는 다른 시즌과 달리 재미 있게 흘러갔다”며 “플레이오프도 치열하게 전개됐으면 좋겠다”고 내심 5차전 승부를 원했다. 이어 챔피언 결정전 3회 우승을 이끈 명장답게 “아무나 올라와도 자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LG와 모비스는 나름대로 확실한 강점을 갖췄다. LG는 창단 17년 만에 첫 정규리그 우승을 맛 본 만큼 분위기가 최고조에 올랐다. 김 감독은 “큰 경기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들로 구성된 것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젊기 때문에 거침없이 도전할 수 있다. 선수들 간의 신뢰가 쌓여 정규리그에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었고, 통합 우승까지 기회가 왔기 때문에 반드시 잡고 싶다”고 강조했다.
패기를 앞세운 LG와 달리 모비스는 ‘고기 맛’을 아는 선수가 많다. 지난 시즌 챔피언 등극을 이끈 주축 양동근-문태영-함지훈-로드 벤슨-리카르도 라틀리프가 큰 경기를 즐길 줄 안다. 또 발목을 다친 루키 이대성도 4강 플레이오프에는 나설 수 있을 정도로 재활을 충실히 했다. 유 감독은 “정규리그 때도 플레이오프를 대비해 준비했다. 선수들의 집중력을 믿고 있다”고 자신했다.
LG는 KT-전자랜드전 승자와 22일부터, 모비스는 SK-오리온스전 승자와 23일부터 5전3선승제의 4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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