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관계자들은 종영 드라마 의 박서준을 본 뒤 ‘대어가 나왔다’ ‘아쉬운 남자배우 풀에 빛나는 존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대 남자 배우 풀이 두텁지 않은 연예계에 박서준이면 A+ 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훈훈한 외모와 큰 키(185cm) 등 기본 바탕을 갖춘데다 단 세 작품 출연 만에 안정된 발성과 발음, 연기력으로 대중의 인기까지 확실히 잡았다.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휴식 없이 차기작 촬영에 들어갔다. 박서준은 4월 방송 예정인 tvN 드라마 로 인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아픔과 기쁨… 스물일곱살 성숙에 눈을 떠
박서준이 세 번째 필모그래피를 작성한 는 두 부부의 이혼 위기와 그로 인해 벌어진 가족 관계를 그리며 행복한 가정과 부부란 무엇인지를 그린 드라마였다. 박서준은 극 중 매형의 외도로 이혼을 결심한 누나를 지켜보며 가슴 아파하는 이복동생 송민수를 연기했다. 더욱이 자신이 처음으로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한 여인이 매형 불륜 상대의 여동생임을 알자 너무하리만치 사랑을 포기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사랑을 밀쳐내며 흐느끼는 울음 연기는 여심을 흔들고도 남았다.
박서준은 “민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 않았을까. 민수에게 누나는 엄마와도 같은 존재다. 민수가 매형의 불륜 상대에게 일부러 교통사고를 저지르는 것은 죄다. 하지만 그처럼 극단적인 생각만큼은 나조차도 할 수 있었을 거다”고 말했다.
박서준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한층 성숙해졌다. 스스로 조금 더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된 드라마였다. 특히 다양한 나이대의 선배들로부터 살이 되고 피가 된 조언을 많이 들었다. 그에게 는 무엇이 부족하고 넘치는지 제대로 직시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때문에 최선을 다해 연기에 몰입할 수 있었고 후회의 무게 역시 가볍다. 박서준은 “송민수 캐릭터는 내게서 출발하기에 먼저 나와 가장 비슷한 점을 찾으려 했다. 그다음 인물의 상황, 배경에 대해 연구한 뒤 나만의 색으로 표현하려 노력했다. 최대한 내 생각을 많이 반영하고 분위기를 내려고 노력했다. 무엇보다 대사에서 섬세함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를 집필한 하명희 작가는 속사포처럼 내뱉는 대사가 특징이다. ‘다, 나, 까’로 끝나는 대사체도 낯설었다. 박서준에 따르면 대사가 번역서적 같았고, 주어와 술어가 바뀐 느낌이어서 입에 쉽게 붙지 않았다. 대본이 이해되지 않을 때는 작가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며 차례차례 민수를 익혀 갔다. 대사를 어려움을 극복하자 상대 배우 한그루와의 케미(케미스트리)도 착착 붙었다. 박서준은 “어느 순간 감정이 나도 모르게 훅 올라왔다. 계산한 것은 아니고 사실 감정 조절이 아직 미숙해서였다. 애정신도, 이별신도 최대의 감정이 나온 것 같아 만족한다. 보통 촬영할 때 바스트샷, 전신 샷을 따로 따로 찍는데 이번에는 카메라 두 대로 모든 장면을 담았다. 감정이 분산되지 않아 잘 나온 듯 하다”고 말했다.
●키이스트가 키운 ‘1호 연예인’ 자부심 느껴
박서준은 소속사 키이스트가 회사 설립 후 배출한 신인이다. 한솥밥을 먹는 김수현 등이 스카우트의 개념으로 회사와 손을 잡았다면 박서준은 연예 활동의 첫발을 이 회사에서 뗐다. 박서준은 키이스트와 계약 후 를 시작으로, , 를 거치면서 연기 좀 하는 남자 배우로 거듭났다. 박서준은 “아무 것도 모르고 회사에 들어가서 연기를 배웠다. 나처럼 알려지기 시작한 신인은 내가 처음이다. 나를 이만큼 이끌어준 고마운 존재, 집 같은 느낌이다. 그 점에서 개인적으로 자부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서준이 김수현의 소개로 키이스트에 입사한 일화는 워낙 유명하다.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박서준의 친구가 이미 키이스트에서 활동을 시작한 김수현에게 부탁, 2012년 전속계약에 사인했다. 엔터사업총괄 양근환 사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박서준과 직접 미팅하며 가능성을 엿봤다. 외적인 조건부터 연기에 대해 접근하는 자세까지 괜찮다 싶었다”고 소개했다.
대선배 배용준도 박서준에게 든든한 응원군이다. 워낙 후배들을 잘 챙기기로 유명한 배용준답게 박서준도 잊지 않았다. 박서준은 촬영 당시 배용준과 잠깐 얼굴을 마주한 적이 있는데 ‘잘 될 거야’라며 힘을 북돋아줬다. 선배가 후배에게 흔히 건넬 수 있는 한마디이지만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이 모두 가슴에 새겼다. 또 배용준은 박서준이 때 식사에 초대해 더욱 큰 힘을 불어넣어 주기도 했다. 박서준은 “배용준 선배께서 밥을 먹으면서 그때 했던 말 기억하냐면서 ‘거봐, 잘 될거야라 했지’라면서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또 집으로 초대해 와인을 마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서준은 20대 남자 연예인에게 걸림돌이라 할 수 있는 군대도 차별화된 강점이다. 서울예술대학 1학년 1학기만을 마친 뒤 곧장 입대해 청주교도소 경비교도대에서 국방의 의무를 끝냈다. 또래의 동성 스타들이 군 문제로 고민하는 것과 달리 걱정이 없다. 그는 “군대 가기 전에 마음이 초조한데 시한부 인생을 사는 것 같다. 소위 말하는 똥줄이 타는 느낌? 그런 마음을 해결했으니 편하다”며 느긋함을 내비쳤다.
해외 진출에도 긍정적이다. 한류가 일반화된 국내 상황서 기회가 된다면 해외 활동도 굳이 가리지 않는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의 MC도 인지도 상승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지 않다. 다만 좋아하는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자연스레 인기나 한류 진출도 따라오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ㆍ사진=김지곤기자
이현아기자 lala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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