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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캐나다 FTA '자동차 얻고 축산물 양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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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캐나다 FTA '자동차 얻고 축산물 양보'

입력
2014.03.1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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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로 향하는 우리나라의 자동차 수출관세가 내년부터 낮아져 2017년엔 완전 철폐된다. 반면 캐나다산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수입관세가 매년 2% 정도씩 단계적으로 낮아져 2030년쯤 완전히 사라진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에드 패스트 캐나다 통상장관은 11일 서울에서 통상장관회담을 열어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선언했다. 양국간 FTA협상을 시작한 지 무려 8년8개월 만으로, 협정문 서명이나 국회 비준 등 남은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쯤 발효될 전망이다.

이럴 경우 캐나다는 우리나라의 12번째 FTA 협정국이 된다. 또 한국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캐나다와 FTA를 체결한 나라가 된다.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1위 경제규모인 캐나다는 작년 기준 한국의 25번째(수출 52억달러, 수입 47억달러) 교역상대국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캐나다와 FTA를 체결하게 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14위 경제대국 가운데 9개 국가와 FTA를 맺게 되는 것"이라며 "전 세계적인 FTA 네트워크 형성이라는 목표 달성에 있어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협정 발효 후 10년 안에 대다수 품목(97.5%, 품목 수 기준)에 대해 관세를 철폐키로 합의했다. 수입액 기준으로는 한국 98.7%, 캐나다 98.4%가 양허품목에 포함됐다.

이번 FTA를 요약하면, 자동차와 일부 가전제품의 수출을 위해 쇠고기 등 축산물 시장을 내줬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타결된 한-호주 FTA와 상당 부분 유사하다. 가장 큰 수혜품목으로 꼽히는 자동차의 경우, 현행 6.1%의 수출관세가 발효 즉시 2% 인하되며 1년마다 2%씩 낮춰져 2년 후에는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이에 따라 국산차의 가격 경쟁력이 향상돼 현재 12% 정도인 캐나다 시장점유율도 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산업부는 내다봤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 캐나다 최대 수출품목(수출액 22억2,700만달러, 수출비중 42.8%)이다. 자동차부품(6%)과 타이어(7%)의 관세도 즉시 또는 3년 이내, 5년 이내에 각각 철폐된다.

문제는 축산물 분야다. 우선 쇠고기는 현행 관세 40%가 발효 후 15년 내에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데, 그 자체로도 한우 농가에 타격이지만 더욱 민감한 부분은 광우병이다. 2003년 12월 미국 워싱턴주에서 캐나다산 광우병 소가 발견되자, 한국은 캐나다산 쇠고기의 수입을 금지했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형평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캐나다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고, 결국 우리나라는 지난해부터 수입을 재개했다.

물론 지난해 말 기준 캐나다산 쇠고기의 국내 수입육 시장점유율이 0.6%에 불과하지만 한-캐나다 FTA가 시장 확대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우려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더해 지난해 6월 민주당 김우남 의원이 "캐나다산 쇠고기에서 수입이 금지된 척주(등뼈) 300㎏이 발견됐다"며 정부의 검역 체계 문제를 지적한 것도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캐나다산 돼지고기의 공세도 예상된다. 미국에 이어 수입돈육 시장 2위(점유율 11.7%)인데, 현행 22.4~25%의 관세가 5년 또는 13년 내에 완전히 사라지면 그만큼 경쟁력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국농축산연합회는 "미국, 호주와의 FTA에 이어 캐나다와도 FTA를 맺은 것은 국내 축산 농가의 어려운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처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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