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산 블록완구 레고의 인기엔 끝이 없다. 지난 해 품귀현상까지 빚었던 '닌자고'시리즈로 아이들을 매혹시켰던 레고가 이제는 성인까지 매료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 빙속여제 이상화 선수의 취미가 레고로 알려지고, 영화 까지 개봉하면서 레고 인기는 더욱 치솟고 있다.
회사원 성모(36)씨는 최근 레고 구입에 무려 150만원을 썼다. 국내에 출시되자마자 품절된 '심슨시리즈'와 '대형백화점'을 미국에서 판매한다는 소식을 듣고 미국에 출장 가는 사람에게 부탁해 겨우 구입했다.
성씨가 꼽는 레고의 매력은 바로 섬세함. 그는 "폴크스바겐 캠퍼 밴의 경우 속도계, 엔진 등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섬세함은 놀라울 정도"라며 "부품이 1,000여 개가 넘어 만드는 데 7시간 정도 꼬박 걸렸는데 오로지 여기에만 집중할 수 있고 완성된 뒤 뿌듯함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레고의 장점은 단순 조립이 아니라 장난감에 이야기를 더해 재미를 주는 것. 레고무비를 보고 이야기를 접한 다음 관련 제품을 조립을 하는 식이다. 닌자고 등 인기시리즈들도 웬만한 영화 못지 않은 영상물로 제작해 올리고, 게임으로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레고엔 완성이 없다'는 것도 강한 중독성의 이유다. 기존 블록으로 자기만의 '창작레고'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국내에서 회원 수 2만4,000여명을 보유한 레고 동호회 '브릭인사이드' 김성완 대표는 "지난 해만해도 하루 평균 가입자 수가 2,3명이었는데 올해는 10명으로 늘었다"며 "완성하면 끝나는 게 아니라 분해해서 다른 형태로 재창조할 수 있다는 점이 마니아들이 꼽는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레고코리아의 2012년 매출은 1,136억원으로 2011년(606억원)보다 2배 가까이 늘었고, 영업이익은 109억원으로 2011년(11억원)보다 10배 가까이 뛰었다.
레고 신드롬은 국내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레고의 글로벌 매출은 2009~2013년 사이 2배, 영업이익은 4배 가까이 늘었다.
국내 블록 장난감 시장에서 레고의 점유율도 독보적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블록완구 매출에서 레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달한다. 레고의 인기가 치솟자 이마트는 하월곡, 월계 등 15개 점포에 레고 별도 매장을 만들고 성인들이 찾는 전문가급 상품까지 갖췄다. 롯데마트도 문화센터 30여곳에서 레고 조립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몰 옥션에서도 지난달 레고 판매량은 전년보다 35%나 늘었고, 관련 상품만 10만여개에 달하고 있다.
레고의 인기가 치솟다 보니 한정판 등은 '중고나라' 등에서 웃돈을 얹어 거래되고 있다. 레고와 재테크를 합성한 '레테크'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다.
옥션의 송인경 유아동팀 카테고리 매니저는 "카페코너(10182), 에펠탑(10181) 등 1만번대로 불리는 세트 상품을 찾는 수요가 많은데 가격대가 수십만원대를 호가하는 제품들로 단종되면 30~100%의 프리미엄이 붙어 팔린다"며 "현재 가장 높은 가격의 상품은 레고 '타지마할'로 232만4,000원에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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