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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도시에 부는 문화 열풍… 오산의 '작은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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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도시에 부는 문화 열풍… 오산의 '작은 기적'

입력
2014.03.1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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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20만명의 작은 도시 경기 오산시. '문화공장오산'이라는 이름의 시립미술관이 이곳에 문을 연지 1년 만에 인구의 30%에 가까운 방문객이 찾아오는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낙후지역에 자리잡은 문화공장오산은 침체된 상권을 활성화시키는 또 다른 기적도 일궈냈다.

오산시가 2012년 9월 76억원을 들여 은계동 4,154㎡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문화공장오산을 개관할 당시만하더라도 "소도시에 어울리지 않는 무리한 투자"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미술관이 시민들의 직접적인 이익, 편익과는 거리가 멀고 경기도 내에서 공공미술관을 직접 운영하는 시ㆍ군이 많지 않다는 게 그 이유였다. 하지만 문화공장오산이 개관하면서 서서히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2013년 문화공장오산은 10여건의 굵직한 기획전과 체험전을 진행해 6만여명의 관람객 유치에 성공했다.

문화공장오산은 오산시 평균연령이 33.2세로 경기지역에서 가장 젊은 도시라는 특성을 미술관 운영에 그대로 담아냈다. 전시회 위주의 미술관 운영이 아니라 어린이들의 미술교육과 성인들의 체험 미술을 병행하면서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미술관은 1층에 체험교육실을 설치하고 폐차에 그림을 그리거나 밀가루로 감성놀이를 하게 하는 등 특화된 미술교육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운영해 어린이와 부모를 미술관으로 이끌기 시작했다.

어린이 프로그램과 함께 미술관 2~4층의 전시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기획전시도 열어 성인들을 직접 미술 작업에 참여시켰다. 개관 전 '오산사람들'과 최근에 선보인 전시 '오산작업장'은 시민참여로 이뤄진 전시다. 작가들은 미완의 작품을 선보이고 시민들은 작품을 완성해 가는 형식으로 전시가 종료돼야 작품이 모두 완성된다.

문화공장오산의 성공은 침체된 지역 상권을 살리는 역할까지 해냈다. 문화공장오산 인근은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대형마트가 입점해있어 주변 상권이 활성화됐으나 이 마트가 폐점하면서 상권이 급속히 쇠퇴해 슬럼화됐다. 그러나 문화공장오산에 아이들과 함께 미술관을 찾는 부모들이 늘고 국내ㆍ외 미술관계자들이 상가에 자리잡은 창작스튜디오에 수시로 드나들면서 주변 상권이 서서히 활성화되는 등 작은 변화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창작스튜디오 작가들이 직접 식당 간판을 특색 있는 디자인으로 바꿔 주면서 젊은이들의 취향을 반영한 식당들도 입점하는 등 미술관이라는 문화 인프라를 바탕으로 슬럼화된 지역이 서서히 활성화되는 결과를 얻어냈다.

미술관은 올해는 창작스튜디오 상주 작가들 3명과 오산시민, 어린이들이 함께 인근 샛강에 설치 미술 작품을 만드는 등 장기 프로젝트를 통해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오산문화재단 강창일 대표이사는 "지역 문화발전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도 '도시활성화'라는 사회적 역할을 하도록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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