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자살로 위장한 서울지역 유명 사립대 학생이 범행 3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이모(20)씨를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와 A씨는 같은 과 동기로 2012년 10월부터 1년여간 사귀다 헤어졌다. A씨는 곧 새 남자친구가 생겼지만, 이씨는 A씨를 잊지 못하고 “다시 만나자”며 자주 연락했고 이를 거부하는 A씨에게 욕설을 하며 괴롭혔다.
사건이 벌어진 것은 지난해 12월 7일. 이씨는 서울 안암동 A씨의 하숙집 앞에서 기다리다 귀가하는 A씨를 따라 방에 들어간 뒤 A씨가 “나가지 않으면 소리를 지르겠다”며 저항하자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씨는 범행 후 A씨의 목에 휴대폰 충전기 전선을 감아놓고 담요를 가슴까지 덮어둔 채 달아났고, 시신은 다음날 옆방에 하숙하는 친구가 발견했다.
조사결과 A씨의 손톱에서 발견된 DNA와 이씨의 DNA가 일치했다. 범행 후 이씨가 부산에서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에서도 이씨의 목에 긁힌 상처가 뚜렷했다. 2일 체포된 이씨는 추궁을 받은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군 입대를 위해 휴학 중인 이씨는 대학 입학 전에도 다른 여자친구를 때리고 목을 졸라 불구속 입건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과 수석을 놓치지 않던 A씨가 변을 당해 주변 사람들이 애통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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