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KIA 감독은 지난 6일 올 시즌부터 새로 사용할 신축 홈 구장(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첫 훈련을 실시한 뒤 희망보다는 걱정을 드러냈다. 낮은 마운드와 울퉁불퉁한 흙, 배수시설 등 개선이 시급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15일 넥센과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개장하는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가 선수들의 운동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설계로 빈축을 사고 있다. 선수들이 느낀 가장 큰 문제는 홈 팀 투수들이 몸을 푸는 공간인 불펜이다. 대부분 홈 팀은 내야나 외야에 충분한 불펜 공간을 확보해 최소 2명의 투수들이 경기 도중 여유 있게 컨디션을 조절하며 등판 대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 마련된 홈 팀의 불펜은 투수 1명과 불펜 포수 1명만이 겨우 들어갈 정도로 비좁아 2명의 투수가 동시에 몸을 푸는 것이 불가능하다. 특히 경기 상황에 따라 본격 불펜 싸움으로 접어들면 대기 투수들도 분주해지는데 이 곳에선 결정적인 문제점으로 노출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투수 출신 선 감독도 이 부분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으며 KIA 투수들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투수는 “불펜 공간은 홈 팀 투수들에게는 큰 장점인데 광주 새 구장은 홈 팀의 어드밴티지가 전혀 없는 셈”라면서 “선수들의 편의가 배제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4월1일 홈 개막전까지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미 완공된 불펜을 당장 뜯어 고치는 건 불가능하다. 적어도 올 한 시즌은 투수들이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등경기장 시대를 마감하고 광주시가 야심 차게 완공한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는 여러 모로 관중들에겐 근사한 구장으로 평가 받고 있다. 그러나 정작 선수들의 경기력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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