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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진화한 류현진, 성숙한 커브+왼손 타자에 체인지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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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진화한 류현진, 성숙한 커브+왼손 타자에 체인지업

입력
2014.03.1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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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정말 좋았다”고 했다. 케빈 케네디 FOX 라디오 해설자는 “굉장히 잘 던졌다”고 했다. 류현진 역시 “내가 가진 모든 구종을 던졌다”며 “전체적으로 낮게 제구된 점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괴물’ 류현진(27ㆍLA 다저스)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였다. 새로운 구종 추가는 없지만 기존의 변화구들이 한 층 날카로워졌다. 류현진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시범경기에서 5이닝 3안타(1홈런) 1실점 4삼진의 호투를 했다. 불펜 투수들의 난조로 승리를 챙기지 못했을 뿐, 호평을 받기에 충분한 쾌투였다.

무엇보다 커브가 인상적이었다.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6)를 보는 듯한 로케이션을 선보였다. 커쇼는 평균 시속이 150㎞에 육박하는 직구, 예리한 슬라이더에다 상당한 낙차를 보이는 커브가 메이저리그 최정상 급이다. 초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을 때, 또는 유리한 카운트에서 삼진을 잡을 때 커브를 위닝샷으로 던지곤 한다.

이날 만큼은 류현진의 커브도 상당히 위력적이었다. 4회 2사 후 5번 알베르토 카야스포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는 장면이 하이라이트였다. 류현진은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 낮은 커브를 던졌고, 카야스포는 타격폼이 와르르 무너진 채 엉거주춤 방망이를 내다가 공을 맞히지 못했다.

류현진의 커브는 지난 시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최대 약점이라는 평가 속에 국내에서도 구사율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승부처에서 자신 있게 던지지 못했다. 그러나 상대가 직구와 체인지업만 노리는 상황에서 커브의 구사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빅리그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느냐, 못하느냐, 생존이 달린 문제였다.

1년이 지난 지금. 확실히 커브가 좋아졌다. 매 경기 그 날 컨디션에 따라 기복이 심하던 모습도 찾아 볼 수가 없다. 오클랜드 타선은 왼손 류현진을 대비해 2번 닉 푼토를 제외하고 8명이나 오른손 타자로 채웠지만 몸쪽 직구와 바깥쪽 체인지업, 낮게 떨어지는 커브에 완전히 당했다. 이 때문에 류현진의 최대 약점(커브)이 올 시즌엔 또 다른 강점으로 바뀔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예측되고 있다.

왼손 타자에 던지는 체인지업도 달라진 모습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좌타자를 상대로 직구, 슬라이더, 커브 위주의 피칭을 했다. 체인지업은 왼손 타자 몸쪽으로 휘어지기 때문에 이 보다는 바깥쪽으로 달아나는 변화구들을 택했다. 그게 정석이고 이 같은 투구 패턴이 효과적인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시범 경기 들어 류현진은 왼손 타자들에게도 자신 있게 체인지업을 던지고 있다. 타자들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어 투타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확률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한화 시절이던 지난 2011년, 류현진은 왼손 타자 피안타율이 2할4리로 프로 데뷔 이후 가장 좋았다. 이 때 10개의 공 가운데 2개는 체인지업을 던졌다. 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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