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 지척 부산 안전비상…정책변화 여부 주목
후쿠시마 원전사고 3주년을 맞아 여전히 피해상황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6·4 부산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예비 후보들이 저마다 고리원자력발전소의 안전 확보를 요구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야권은 물론 원전 정책에 비판적 목소리를 자제해왔던 여권 후보들조차 유사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 원전정책 변화에 힘이 실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누리당 서병수 의원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고리원전 1호기는 설계수명이 종료되는 오는 2017년 폐쇄해야 하고 폐로 과정에 원전 해체기술을 축적하기 위한 '원자력발전소 해체기술 종합연구센터'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2025년부터 205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430기의 원전 해체시장이 펼쳐지고 280조원(2,600억 달러)에 달하는 거대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그는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원전 해체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원전이 무려 12기가 밀집한 부산에 관련 센터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또 고리원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부산이전도 주장했다.
민주당 김영춘 후보도 이날 후쿠시마 원전 사고 3주년을 맞아 정의당 조승수 울산시장 예비후보와 '탈 원전 후보 연대'를 제안, 원전안전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김 후보 등은 박근혜 정부에 고리 원전 1호기를 즉각 폐쇄할 것과 신고리 5, 6호기 등 신규 원전 추가 건설 계획 백지화를 촉구했다.
특히 이들 두 후보는 6·4 지방선거를 계기로 '탈 원전 후보'의 전국적 연대를 구성, 원전 정책 전환의 공감대를 전국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는 원전 30km 반경 안에 320만명이 살고 있어 만약 큰 사고가 일어난다면 어떠한 일이 벌어질지 감히 상상하기도 어렵다"며 "더 이상 경제적이지도 친환경에너지도 아닌 원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신재생 에너지 정책으로 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독일이 탈 원전과 신재생 에너지 산업으로 30만개의 일자리를 만든 것처럼 우리나라도 탈 원전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미래산업 육성의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권철현 예비후보는 부산시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 중 첫 번째가 ‘원전안전 확보 때문’이라고 강조하며 원전 문제를 선점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 2월 7일 고리원전 현장을 방문해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현장에서 목격한 것이 부산시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하나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주일 대사 시절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직접 경험한 권 전 대사는 "한순간에 3만명이 죽고 원전이 폭발하는 후쿠시마 사태를 보며 만일 내 고향 부산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다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며 "그런데 ‘부산시민들이 원전안전에 왜 이렇게 태연할까’ 하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권 전 대사는 고리 1호기 폐로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산업으로 에너지 정책을 바꾸고 이 과정을 부산의 신성장동력으로 삼을 것을 주장하고 있다. 또 한·중·일 공동 해상풍력에너지 단지 조성, 낙동강을 이용한 에너지 생산 등을 장기 공약으로 채택하고 있다.
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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