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모든 것을 버리고 훌쩍 떠나버리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더욱이 삶에 재충전이 필요하다 느끼게 될 때에는 보다 그러할 것이다.
필자에게 지난 주가 그러했다. 역술인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지난 년말부터 지금까지 거의 쉬지를 못하고 상담에 임해왔기에 결국 기도수행을 겸해 머언 여행길에 나섰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곳은 전라남도의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인데 아까 우연히 찾아 들어간 조그마한 식당에서 먹은 싱싱한 해산물 파전 맛이 아직도 필자의 혀끝에서 맴돌고 있는 듯 하여 기분이 매우 흐뭇하다.
아마 역술인이 되지 않았더라면 음식과 관련된 업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필자는 먹는 것을 매우 즐기는 편이다. 비록, 많이 먹는 대식가는 아니지만 맛 그 자체를 음미하며 즐기기에 관련 전문가 수준은 아니겠지만 음식의 맛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도가 있다 라고 자평하는 편이다.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 맛집은 오히려 소문에 비해 월등히 맛이 훌륭한 경우도 있었지만 어느 맛집은 소문에 비해 맛이 과대평가 되어 있는 곳도 있었다. 가끔 음식 수준과 상관없이 손님이 많은 업소를 볼 때 이 곳은 운이 좋은 곳이다 라고 느끼게 되는 것은 비단 필자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필자가 이렇게 맛집에 대해 언급하는 이유는 사업이건 장사건 운이 따라야만 무난히 해 나갈 수 있게 되는데 같은 동네, 같은 아이템의 사업이라고 해도 어떤 사람은 잘되고, 어떤 사람은 안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매장을 열어 장사를 하고 계신 분이라면 나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운에 의해 매출이 좌지우지(左之右之) 되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을 것이다. 어떤 날은 아무리 친절하게 해도 오히려 손님으로부터 모욕을 당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지나가는 손님인가 하여 성의없이 대했는데도 그 손님으로 인해 뜻밖에 큰 매출을 올리기도 하고, 어떤 날 어떤 시간에는 계속 한가했었는데 손님들이 갑자기 한꺼번에 몰려 들어와 당황하기도 했을 것이다.
매장에서 이러한 상황들을 경험하게 되면 나의 의지나 역량과는 상관없이 어떤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발생된다고 자연스레 느끼게 된다. 따라서, 종교가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믿고 있는 종교의 힘에 의지하게 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무속이나 역술 혹은 자신만의 징크스 등을 접목 시키기도 한다.
"3년전 대형 갈비 식당을 오픈했는데 처음에는 손님이 있는 듯 했지만, 지금은 손님이 거의 없어 걱정이 너무 큽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비슷한 시기에 오픈한 앞 집은 지금도 손님이 끊이질 않아요. 메뉴 구성이나 종업원 친절교육 등 뭐하나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왜 이렇게 어려운지 도저히 이유를 모르겠어요"
필자에게 하소연 하는 이분은 외식업 전문가로써 그 분야에서는 매우 유능한 사람이었다. 해당 전문가 출신에 걸맞게 문제의 소지없이 완벽하게 준비하여 오픈한 경우였으나 현실은 의외의 상황으로 전개되는 바람에 몹시 힘들어 하고 있었다. 처음은 단순하게 생각했으나 날이 갈수록 상황이 심각해진 경우에 해당되었다.
기문국으로 돌려보니 원인이 눈에 들어왔다. 필자는 "혹시, 매장에 대나무와 연못과 같은 것이 있는지요?" 라고 물었다. 그러자, "네, 매장 입구에 대나무 인테리어와 함께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큰 연못이 있어요" 라고 그 분이 대답했다.
필자는 "이 갈비 식당은 고기 굽는 냄새가 사방팔방으로 퍼져야만 사람들의 군침을 자극해 많은 관심을 받게끔 되어 있는데 입구에 대나무(竹)가 떡하니 버티고 있으니, 대나무는 그 특성상 향기가 나지 않고, 아름다운 곤충도 날아들지 않으며, 여럿 보다는 독자적 생존력이 강하니 이는 곧 고독(孤獨)이라, 고로 대나무 인테리어는 오히려 손님을 내모는 역활을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고기를 구울 때는 화로에 불이 활활 타올라야만 하는데 큰 연못 인테리어는 수(水)라, 이로 인해 화로의 불기운(火)을 꺼지게 하고 있으니 모든 원인이 여기에 있군요. 따라서, 가장 먼저 대나무 인테리어는 철거하는 것이 마땅하고 연못에 물고기가 없다면 썩은 물이 되니, 만약 연못을 없애지 못한다면 가급적 살아있는 물고기를 풀어 물을 살리는 것이 바람직하겠군요" 라고 답했다.
이후, 그 매장은 대나무를 철거했고 연못에 물고기를 풀어준 후 길일(吉日)에 맞춰 제사를 올렸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매출은 급격히 상승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위 경우는 해결 방법이 비교적 무난한 경우였고 해당 업소 주인도 운이 좋은 편이였다. 그러나, 이와 달리 필자도 전혀 손을 댈 수가 없는 경우가 있는데 오픈 해서는 안되는 시기에 매장을 연 경우가 그러하다.
만약, 오픈해서는 안되는 시기에 매장을 열었다면 현실적으로 참을 인(忍)자를 되내이는 방법 외에 해결 방법이 거의 없다.
즉, 예비하고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 사업을 새로 시작 하거나, 매장을 오픈하는 경우 추운 한겨울에 씨 뿌리는 농부와 같은 격으로써 그 시기에는 씨를 뿌려봐야 봄이 오기 전까지는 결코 싹을 트일 수 없다. 따라서, 오픈 시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만약, 좋지 않은 오픈 시기에 오픈했다면 매장의 위치나 업주 개인의 운에 따라 다소 다르겠으나 대게 안정선까지 다다르기 위해서는 3년 이상을 요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3년 이라는 기간은 업주 입장에서는 하루하루가 피가 마르는 시기가 되고 사실상 오픈 후 3년을 넘겼는지 못 넘겼는지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결정된다.
이에 따라, 현재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모든 분들을 위해 다음과 같은 조언을 드리고 싶다.
첫째, 돌다리도 두드려 보는 마음이 필요하다. 지금이 창업에 적합한 시기가 맞는지 관련 전문가들을 비롯하여 역술인, 무속인 등 모든 사람들의 조언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둘째, 꿈자리가 좋다면 과감히 시작해도 되나 꿈자리가 사납다면 결코 추진해서는 안된다. 꿈자리가 좋다면 로또급 사업이 되기도 하나 그렇지 않다면 패가망신 하니 결코 꿈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이 경우 나 뿐만 아니라 가족이 꾼 꿈 역시 해당된다.
셋째, 자신의 예지력을 무시하지 마라. 대자연계의 모든 피조물들은 근본적으로 생존본능을 위해 크고 작은 예지 능력을 하늘로부터 받아 태어난다. 아무리 미약한 생물이라고 할지라도 천적이 주변에 있으면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껴 움츠리게 되고, 피하려고 하는 준비를 하게 되는데 인간 역시 마찬가지이다. 누구나 긴급한 상황이 되면 자신의 예측 능력은 극대화 된다. 따라서, 자신의 예측 능력을 믿어볼 필요도 있다.
지금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모든 분들께 본 내용이 조금이나마 도움 되길 바라는 바이다.
역술인 부경(赴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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