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키지와 자유여행 장점 결합일정·차량 등 편의는 제공하지만억지 쇼핑 없애고 자유시간 늘려● 테마여행 어떤 게 있나사진작가 도움받으며 풍경 찍기여행책 저자가 맛집·명소 안내친목게임 즐기며 친구·연인 찾기신상 나오는 시기엔 명품 쇼핑● 주의할 점은주로 한 국가만 집중적으로 돌아4, 5개국 여행 원한다면 부적합자유시간에 식사비 등 추가비용
해외여행이 보편화되면 트렌드도 바뀌는 법. 초창기엔 단순히 '어느 나라를 가 보겠다'는 정도이지만, 이젠 그 단계를 넘어 '어느 지역에서 무엇을 하겠다'는 식으로 여행목표가 보다 뚜렷해지고 있다. 때문에 여행상품도 여러 관광지를 쉴새 없이 강행군하는 패키지 일변도에서 벗어나, '테마형'이 늘고 있다.
'인터파크투어'는 지난해 테마형 상품들만 모아 놓은'먹go찍go'코너를 개설했다. 여행서적 저자가 멘토로 함께 참여해 숨겨진 맛집과 볼거리를 소개해 주는 상품부터, 사진작가가 함께 따라가서 풍경사진 찍는 법 등을 알려 주는 상품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왕희순 인터파크투어 기획실장은 "같은 지역을 다시 방문하는 고객이 늘면서 재방문할 때는 뭔가 차별화된 무언가를 찾는 이들이 많아 졌다"며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들끼리 자유여행을 온 듯한 만족감을 주기 위해 기획하게 됐는데 반응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4박5일 일정으로 진행된 일본 아키타 '사진+콘서트' 여행상품(89만9,000원)의 경우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지로 잘 알려진'다자와 호수'에서 사진작가 도움을 받아 일몰 사진촬영법 등을 배우고, 여러 감성사진을 찍을 수 장소로 이어지는 식으로 투어프로그램이 짜였다. 언덕 위로 끝없이 억새들이 펼쳐진 오가반도에서는 동행한 국내 인디밴드 '투어리스트'의 라이브 공연도 감상할 수 있다. '노(NO) 쇼핑'을 표방하며 점심과 저녁식사 시간 등은 자유시간으로 구성한 것도 특징이다.
'쇼핑'자체가 테마인 상품도 있다. 지난해 11월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7박9일 '명품아울렛 쇼핑투어'(198만원)가 그 예. 신상품이 입고되는 시기에 맞춰 유럽 여행작가의 인솔하에 피렌체 외곽에 위치한 프라다 스페이스와 더몰 아울렛 등을 돌아 보고 오는 상품이었다. 여행의 목적에 부합하게 여러 명품들을 대거 '쓸어'왔다는 후문이다.
이런 테마형 상품은 일반적으로 일정과 차량 등을 제공하면서도, 자유시간을 많이 주는 식으로 패키지와 자유여행의 장점을 결합한 것이 특징. 패키지 속 끼여 있는 억지 쇼핑과 빡빡한 일정 등에 피로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이 찾는다. 인터파크투어 관계자는 "올해에는 뉴욕 여행친구만들기, 오사카 벗꽃놀이 등 좀 더 다양한 테마형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로 한 국가를 집중적으로 돌아보는 상품이 대다수라 4~5개국을 한꺼번에 여행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 주어지는 자유시간에 식사비 등 추가 여행 비용이 든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소셜커머스업체 '티켓몬스터'에선 연인찾기 여행이 인기다. 여행도 하고 인연도 찾는 다는 게 테마다. '발렌타인데이 솔로 탈출기 짝 해외특집 일본편(2박3일ㆍ15만9,000원)'등 거의 매달 진행돼 현재 15탄까지 이어져 왔다.
전문 레크리에이션 강사가 참여해 친목게임, 커플게임 등을 진행하는 게 특징. 국내편을 포함해 지금까지 1만2,000명이 참여했으며 실제 절반 정도는 짝을 찾았다. 열 커플 이상은 결혼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티몬 관계자는 "기차에서 만난 인연을 시작으로 사랑을 꽃피우는 영화 '비포 선 라이즈'의 남녀주인공처럼 한번쯤 여행을 통해 이성친구를 만들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며 "이성 외에도 친구, 오빠, 누나 등 소소한 인맥을 만들 수 있어서 좋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사실 생애 첫 해외여행이라면 패키지가 낫다. 여행을 자주 해 본 사람이라면 개별 자유여행이 단연 인기다. 하지만 패키지와 자유여행의 중간 성격을 띤 이런 테마형 상품은 그 틈새를 공략해 나름 비중을 높여 가고 있다. 인터파크투어의 테마형 상품이용자를 분석해 보면 30대가 5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 했고, 40대(24%) 50대(9%) 20대(6%)가 뒤를 잇고 있다. 여성이 67%로 남성보다 2배 가까이 많았고, 혼자 오는 경우(37%)보다 2인 이상 같이 참여하는 경우 역시 배 가량 많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최근에는 패키지 상품도 자유시간 비중을 최대한 확대한 '세미팩'이 점점 더 늘고 있다. 이 역시 테마형상품이 늘어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며 "다만 무조건 어떤 것이 좋다고 얘기할 수는 없고 여행 경험과 목적, 지역, 비용 등을 고려해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골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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