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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다양화·阿시장 개척"… '닥터 콩'의 새로운 청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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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다양화·阿시장 개척"… '닥터 콩'의 새로운 청사진

입력
2014.03.1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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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지밀'로 유명한 정식품의 손헌수(58) 사장은 자타 공인하는 '콩'전문가. 그를 '닥터 콩'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생물공학으로 박사학위도 받았다.

원래 그는 사무직 아닌 연구원 출신. 1982년 정식품 중앙연구소 창립멤버로 입사, 줄곧 연구실을 지켰다. 그러다 26년간의 연구원 생활을 접고 2008년 청주공장장에 부임했고 이어 2009년 총괄 상무, 2010년 총괄 전무, 2011년 대표이사 부사장을 거쳐 2012년에는 사장이 됐다. 사무직 아닌 연구원 출신이 1년 마다 고속승진을 해 CEO자리에까지 오른 건 식품업계에선 전무후무한 일이다.

손 사장은 10일 본지 인터뷰에서 "연구원에서 경영인으로 바뀌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우리 회사 자체가 연구를 중요시 하는 분위기인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베지밀은 소아과의사 출신이자 정식품 창업주인 정재원 명예회장이 직접 만든 제품. 우유의 유당을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아기들을 위해 만들었다. 여기에 더해 손 사장은 연구원 시절이던 1997년 국내 처음으로 콩으로 만든 유아식을 개발했다. 당시 이유식은 우유로 만든 제품이 대부분이었는데, 손 사장은 콩을 원료로 사용, 뇌와 인지발달 등에서 모유와 동등한 수준의 결과를 내는 데 성공했다.

그는 "소비자와 세상을 모른 채 논문이나 전공자료의 지식에만 치우쳐서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연구원 시절부터 역사, 철학 등 인문학 책을 계속 섭렵한 것, 동문회 조찬회 워크숍 등 사람들과 접촉하는 자리라면 어디든 빠지지 않고 달려가는 것 모두 이런 이유에서였다.

현재 손 사장 앞에 놓인 가장 큰 위기는 시장 자체가 점점 더 위축되고 있다는 점. 비록 베지밀은 국내 두유시장에서 45%의 점유율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위축, 저출산에 따른 수요감소 등이 겹치면서 지난해 국내 두유시장은 9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손 사장이 정한 위기타개 방안은 크게 두 가지. 첫째는 소비자 선택폭을 넓히기 위해 두유제품 자체를 다양화하는 것이다. 예컨대 ▦커피에 넣는 두유 ▦빵, 드레싱, 피자, 찌개 등에 어울리는 두유 ▦바나나 두유 등 20~30여종의 제품을 만들었다. 손 사장은 특히 "수요저변 확대를 위해 2030세대의 입맛을 사로잡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타깃은 해외시장. 현재 베지밀은 현재 미국 호주 중국 등에 수출되고 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아프리카시장까지 진출했다. 나이지이라 등 서아프리카 5개국에 이달 중 첫 물량 15만 달러어치가 선적되며, 다음달 15만 달러어치가 추가로 수출될 예정이다. 손 사장은 "맛과 품질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앞으로 수출시장을 적극 개척해 한국산 두유의 진면모를 전 세계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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