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회장이 단단히 화가 났다. 황 회장은 1,2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새나간 사고가 단순한 사고가 아닌, 뿌리 깊은 'KT병'에서 비롯됐다고 판단, 대대적 수술을 준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개인정보유출에 대해 직접 대국민사과를 했던 황 회장은 10일 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2012년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건 후 또다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것은 국민 기업이자 IT전문기업으로서 더 없이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비통함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이번 사고의 원인이 KT내의 고질적 문제점에 있다고 진단했다. 황 회장은 "문제를 알면서 내버려두는 관행, 보여주기식 업무추진, 임시방편 및 부서 이기주의로 인한 고객중심 사고부족이 문제"라며 "우리의 태도와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이런 일들이 계속 반복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황 회장은 이어 "말만하고 책임지지 않거나 기획만 하고 실행을 나몰라라 하거나 관행이므로 어영부영 넘어가는 행동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 KT가 1등 기업으로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겠다"며 강도 높은 개혁과 수술에 나설 계획임을 시사했다.
한편 KT는 개인정보유출사실이 확인(6일)된지 닷새가 지나도록, 새나간 개인정보내역을 확인하지 못해 고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고객들은 자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는지, 유출됐으면 어떤 정보가 새나갔는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지만, 현재까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과거 포털사나 카드사들은 가입자들이 자신의 정보유출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코너를 홈페이지에 만들어놓았지만, KT에선 그런 것조차 없는 상태다. KT 관계자는 "경찰에서 개인 정보 유출명단이 늦게 넘어왔다. 지난 주말부터 대조작업 및 유출경로 등을 확인 중이므로 개인정보 유출 조회 시스템을 만들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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