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가 1910년 뤼순 감옥에서 쓴 글씨가 경매에 나온다.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은 안 의사 순국일(26일) 다음날인 27일 오후 5시 평창동 서울옥션스페이스에서 안 의사의 유묵 '敬天(경천)'을 비롯해 157점을 출품한다고 10일 밝혔다.
'경천'은 하늘의 이치에 따라 국가와 국민이 스스로 본분에 맞게 도리를 지키고 양심을 거스르지 말아야 한다는 뜻으로, 안 의사가 사형 집행을 앞두고 일본인의 부탁을 받아 쓴 글씨다. 현재까지 확인된 안 의사의 유묵은 50여점으로, 모두 1910년 2월 14일 사형 선고 때부터 3월 26일 순국 전까지 쓰인 것이다. 이 가운데 26점은 일본에서 환수돼 보물로 지정돼 있고 나머지는 아직 일본에 남아 있다.
'경천'의 추정가는 7억5,000만원이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안 의사의 유묵은 대부분 일본 사찰이나 국내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어 시장에 나오는 작품은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조선 전기 선묘불화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아미타팔대보살도'(추정가 10억원), 박정희 전 대통령의 휘호 '자조, 자립, 자위'(5,000만∼7,000만원), 김환기의 1960년대 작품 '섬'(7억∼8억원), 이대원의 1974년작 '과수원'(1억8,000만∼2억5,000만원) 등도 함께 출품된다.
경매 출품작은 8∼16일 서울옥션 강남점 호림아트센터에 전시됐다가 21∼26일 평창동 서울옥션스페이스로 옮겨 선보인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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