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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경험하니 삶을 대하는 태도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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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경험하니 삶을 대하는 태도도 변화"

입력
2014.03.1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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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을 입고 하얀 눈 밭을 구르며 호된 훈련을 하는 군인, 그리고 정갈한 옷차림으로 마이크를 손에 쥔 채 청중을 압도하는 진행자. 개그맨 서경석(43)의 두 얼굴이다.

서경석이 tvN '창조클럽 199' 녹화를 위해 서울 상암동 CJ E&M센터에 나타났다. 7일의 모습이다. 그는 방송인 손미나와 함께 '창조클럽 199'를 진행하고 있다. 강연자가 15~20여분 강연을 하고 관객 99명과 소통의 시간을 갖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특징이다. 서경석은 관객의 질문을 선별해 강연자에게 전하는 일도 한다. 서경석은 "강연자 한 사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는 기존 강연 프로그램과 달리 '창조클럽 199'에서는 강연자와 관객 99명이 소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진행자로서 늘 '어떻게 하면 관객의 궁금증을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고민스럽다고 하지만 그래도 '창조클럽 199'를 진행할 때는 여유가 보인다. 그 여유의 바탕에 '진짜 사나이'가 있다. 서경석은 지난해 3월 MBC '일밤_진짜 사나이'에 합류해 1년 가까이 군인으로 생활하고 있다. 불혹을 넘은 나이에 3주에 한번 일주일 동안 20대 젊은이들과 훈련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43년 동안 없던 흉터가 훈장처럼 자리잡았다"는 서경석이다. 그는 왼쪽다리 종아리에 10㎝ 가량 흉터가 생겼고 오른팔에는 부상 자국이 남았다. "지금까지 갖고 있던 두려움을 '진짜 사나이'를 통해 깼다고 할까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하다 보니 두려움이나 어려움, 어색함이 다 사라졌어요. 2003년 군에서 제대한 뒤 힘들었던 시기를 보냈는데 '진짜 사나이'로 말끔히 씻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서경석은 '진짜 사나이'에서 무식하다고 할 정도로 몸을 아끼지 않는다. 모든 훈련에 빠지지 않고 참여했으니 일병으로 함께 입대한 김수로와 샘 해밍턴, 손진영, 류수영 등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김수로가 어깨, 샘 해밍턴이 목, 손진영이 갈비뼈를 다쳐 며칠씩 훈련에 불참했고 손진영과 류수영은 이미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반면 서경석은 단 한 차례도 빠지지 않았다. 서경석은 그저 "나와의 약속을 지킨 것"이라며 개근상에 기뻐했다.

그는 "'진짜 사나이'가 정말 많은 것을 주었다"며 "워낙 힘들기 때문에 다른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불평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하루 10시간 녹화도 별 것 아닌 것으로 느껴집니다. 다리가 마룻바닥을 밟고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해요. '진짜 사나이'를 하고 난 뒤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지금은 녹화 시간이 길어지면 방청객과 출연자들을 다독이기도 하고 제작진과도 적극적으로 상의합니다. 더 긍정적인 사람으로 바뀌었다고 할까요."

'진짜 사나이'에서 보여주는 활약상 때문일까. 봄 개편을 맞아 각 방송사 예능국에서 그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제2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다. 지상파 방송 2, 3개의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과 라디오국에서도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찰 예능이든 토크쇼든 장르를 가리지 않고 출연하려 합니다. 요즘 제가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 가면 꼭 하는 말이 있어요. '사람에게 극한 경험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거죠. 어렵고 힘든 기억은 나이가 들어도 남아 있어서 세상을 좀 더 포용하게 만듭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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