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1로는 1로 젖혀 우변을 키우는 것도 무척 큰 자리지만 2로 뻗으면 다음에 A와 B가 맞보기가 돼 중앙 백이 너무 두터워진다. 한태희도 이것이 싫어서 일단 1로 단수 쳐서 백 세력이 커지는 것을 견제했다. 대신 2부터 7까지 우변에서 백에게 약간 당한 건 어쩔 수 없다.
국후 검토 때 좌변에서 15부터 17까지 진행된 다음 18로 상변에 모자 씌운 게 너무 심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먼저 1, 2를 교환한 다음 3으로 두는 게 안전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1과 2의 교환은 좌변을 저절로 흑집으로 굳혀 주는 셈이어서 백의 입장에서는 가능하다면 두고 싶지 않다. 안성준도 같은 생각이어서 실전 18부터 둔 것이지만 역시 결과가 좋지 않았다. 좌상 백 두 점과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결국 좌우가 차단된 데다 31로 봉쇄까지 당하고 보니 백이 무척 답답하게 됐다. 반면 흑은 전체적으로 매우 두터운 모습이어서 바둑의 주도권이 흑쪽으로 넘어간 느낌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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