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경주 이전이 예정된 한국수력원자력이 본부별 순환근무제를 시행하자 지역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수원은 지난해 1월부터 본사 경주 조기이전 차원에서 선발대격으로 경주에서 근무해 온 건설본부 직원들을 지난달 22일 철수시키는 대신 서울사무소 인력들을 대상으로 경주본사 순환근무에 들어갔다.
순환근무는 한수원 내 7개 본부별 팀단위로 선정된 170여명씩 4개월간 경주본사로 완전 이전할 2016년 상반기까지 계속된다. 한수원 측은 경주 적응 선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형평성 문제 등을 순환근무 이유로 들었다.
순환근무 활성화를 위해 경부본사 대표 선임, 지역화합활동 확대, 경주본사 실근무인원 하한선 설정 및 복무관리 철저, 대외 홍보활동 강화 등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경주 지역사회에 비판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주에 단풍놀이 노냐"며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한순희 경주시의원은 "한수원 직원들을 4개월 단위로 단체로 단풍놀이, 꽃놀이 보내는 것도 아니고 전국 어디에도 공기업에서 이 같은 근무는 없다" 며 "경주시민들과 함께해야 할 한수원이 진정 지역사회와 함께하겠다는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정진철 경주경실련 집행위원장은 "한수원의 순환근무방식은 원칙도 없이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며 "지역 정서를 고려한 경주시, 경주시의회와 의견교환도 없이 일방적으로 기존 인력을 철수하고 순환근무를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경주청년회의소 신재욱 회장도 "한수원 직원들이 주소지는 서울에 두고 잠깐 경주에 장기 여행 삼아 다녀가는 꼴"이라며 "시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고 꼬집었다.
한수원 측은 기존 인력과 비슷한 인원이 상근하는 만큼 지역사회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별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임원급 본부장을 포함한 직원들이 배치됨에 따라 건설본부의 서울복귀 이전과 동일한 규모의 인원이 근무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지역민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당장 경주 시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꼼수'라는 주장이다. 건설본부가 연간 조단위 예산을 집행하는 부서였던 만큼 같은 인원의 다른 부서가 온다고 해서 유관기관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파급효과가 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까지 계획한 본사 조기이전 무산에 대한 임시방편이라는 시각이다.
최성환 한수원본사이전추진센터장은 "한수원 본사 완전 이전에 앞서 순환근무를 함으로써 경주 정착에 따른 자녀 학교문제나 지역정서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고려했다"고 말했다.
김성웅기자 ks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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