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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체제 첫 선거… 대대적 세대교체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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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체제 첫 선거… 대대적 세대교체 예고

입력
2014.03.09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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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9일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국회의원) 선거를 실시했다. 이번 13기 선거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치러진 첫 전국 단위 정치 이벤트로 장성택 국방위원장 숙청과 맞물려 어느 때보다 관심을 모았다. 북한이 10일 공개할 대의원 명단을 보면 김정은 시대를 이끌어갈 명실상부한 권력 엘리트들의 면면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날 선거는 오전9시부터 오후6시까지 전국적으로 진행됐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이른 아침부터 인민군 장병들이 모여 북받쳐오르는 행복과 환의를 누를 길 없어 춤판에 뛰어들었다"며 제111호 백두산 선거구의 투표 분위기를 전했다. 이 곳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후보로 등록한 선거구로 김정은도 처음으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명부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노동당이 입법부 위에 군림하는 지배구조 상 대의원 선거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 북한은 2009년 치른 제12기 선거 때도 총 투표율 99.98%에 찬성율 100%로 687명의 대의원을 뽑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제9기 선거 때부터 대의원 선출 인원이 687명으로 일정해 13기 선거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의원 명단 변화는 북한 체제를 움직이는 당ㆍ군ㆍ내각 고위 인사들의 권력 향배를 가늠하는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된다.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혁신적인 세대교체 단행 여부다. 김정은은 권력 1인자로 올라선 지난 2년 간 친정 체제를 구축하는데 힘을 쏟았다. 당은 당규약과 헌법 등을 재정비하면서 3대 세습을 제도화할 수 있는 신진 인사들을 등용했고, 군도 핵심직위의 빈번한 교체를 통해 월권 가능성을 막았다. 정부 기관 역시 박봉주 내각 총리 등 전문 관료를 내세워 정책 집행력을 강화하는 특징을 보였다. 때문에 현재 김정은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는 핵심 실세들이 대의원 그룹에 대거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부에서는 장정남 인민무력부장과 렴철성 총정치국 선전부국장 등이, 당에서는 황병서ㆍ홍영칠ㆍ마원춘 당 부부장 등이 1순위로 거론된다.

거꾸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양형섭 부위원장 등 80대 이상 원로그룹의 퇴진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정일은 12기 선거가 자신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직후 실시돼 지지기반인 원로그룹을 흔들지 않았으나, 김정은은 이들을 명예직으로 2선 후퇴시킬 수 있다.

한편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의 투표 소식을 보도해 그가 정권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것임을 예고했다. 북한 매체에서 김여정의 실명이 거론된 것은 처음이다. 김여정은 황병서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다음으로 호명돼 부부장(차관)급 직책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당국자는 "김여정이 김정일 시대 때 김경희처럼 대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공개 행보를 넓히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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