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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장 중요… 성능·디자인에 더 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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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장 중요… 성능·디자인에 더 신경"

입력
2014.03.09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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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창립 90주년을 맞은 덴마크의 세계적 명품 오디오업체 뱅앤올룹슨(B&O)은 애초 라디오에서 출발했다. 공학도였던 피터 뱅과 스벤드 올룹슨은 1925년 B&O를 공동 설립해 라디오 개발에 매달렸다. 당시 라디오는 배터리에서 전원을 공급받았는데, 이들은 처음으로 배터리 없이 전원 플러그를 꽂으면 작동하는 라디오 'B&O 엘리미네이터'를 만들어 신화가 됐다.

이후 B&O는 고가의 오디오기기로 진화했다. 가격대가 수백 만원에서 1,000만원을 훌쩍 넘는 B&O는 보유여부가 '부의 척도'일 만큼 오디오 분야의 최고 명품이 됐다. TV드라마, 영화 등에 자주 등장해 널리 알려진 6개의 CD를 일렬로 꽂아 놓으면 자동 재생하는 CD 재생기'베오사운드9000'은 가격이 920만원이며 유명인들이 많이 갖고 있는 스피커 '베오랩5'는 3,300만원이 넘는다. 엄청난 고가에도 불구하고 B&O는 제품이 없어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신제품 홍보 차 방한한 스튜어트 톨리데이 B&O 브랜드 대사는 본지 인터뷰에서 인기 비결을 '예술과 기술의 결합'을 추구하는 독특한 제조 방법에서 찾았다. 그는 "성능 못지 않게 디자인을 중시한다"며 "이를 위해 수십 년 경력의 금속 및 목공예 장인들이 제품 개발에 참여해 세심한 수공예 디자인으로 제품을 빛낸다"고 말했다.

오디오광이었던 그는 B&O 제품의 소리에 반해서 1982년 B&O 호주 지사에 입사, 30년간 일하며 호주와 뉴질랜드 지역 관리자, 고객서비스 담당 임원 등을 거쳐 2011년부터 임원급인 브랜드 대사로 위촉돼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국 전자전시회(CES)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은 독특한 디자인의 신형 스피커 '베오랩18'의 예를 들었다. 한 조에 996만원인 이 제품은 기다란 알루미늄 원통에 잘게 쪼갠 나무 조각이 붙어 있다. 파이프 오르간의 원리를 적용한 이 제품은 금속 원통이 울린 소리를 나무 조각이 사방으로 확산하는 역할을 한다. 어떤 스피커회사도 흉내 낼 수 없는, 누가 봐도 B&O의 제품이란 걸 알 수 있다. 톨리데이 대사는 "나무로 가구 같은 느낌을 살렸고 발레리나의 발 모양을 닮은 금속 디자인은 그야말로 음향공학의 진수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B&O는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아 서울 압구정 매장이 전세계 700여개 B&O 매장 중 매출기준 3위에 올랐다. 톨리데이 대사는 "한국시장이 매우 중요해 한국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만한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쓴다"며 "이번에 한국에 내놓은 베오랩 17, 18, 19처럼 앞으로 무선으로 소리를 전달하는 B&O만의 독특한 무선 기술 제품들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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