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4 지방선거 인천시장 출마를 선언했던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이 9일 불출마를 선언하고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 지지를 공식화했다. 당내 경선에 앞서 새누리당 내부 후보 단일화가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이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유 전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인천시장 선거에 나가지 않기로 했다”며 “‘인천의 꿈’을 이제 유 전 장관을 통해 실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유 전 장관과 형제 같은 동지다. 자리를 놓고 다툴 수 없는 사이다”라며 두 사람의 관계에 따른 부담감을 불출마의 변으로 내세웠다. 그럼에도 6개월 넘게 출마를 준비해 온 이 의원이 공식출마선언(지난달 25일)을 한 지 보름도 안 돼 불출마를 선언한 것을 두고 “박심(朴心)에 의한 교통정리”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당장 경선 주자인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이 의원이 인천을 위해 한 일도 없고 일할 준비도 안 돼 있는 유 전 장관을 지지한다는 것은 본인의 의지와는 다르게 그 어떤 압력이나 보이지 않는 조정이 있었던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인천을 필두로 후보 단일화 작업이 이뤄짐에 따라 다른 후보간 경쟁지역도 여파가 미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장 서울시장(정몽준-이혜훈)과 경기지사(남경필-정병국), 울산시장(강길부-김기현) 등은 결국 선거가 가까워지면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 쪽으로 지지선언과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말이 당내에 파다하다. 당 관계자는 “이른바 컨벤션(경선 흥행)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후보들의 경우 본선에 앞서 필요 이상의 내부 출혈을 자제하자는 내부 압력이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야권에서는 과거와 달리 후보 단일화 움직임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일단 박원순 서울시장과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최문순 강원지사 등 일부 지역에서는 현역 광역단체장들의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단일화 필요성 자체가 많이 줄어들었다. 경기지사의 경우도 민주당 김진표 원혜영 의원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측 김상곤 경기교육감의 경선 완주 가능성이 높아 내부적인 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낮다. 다만 예선이 본선이나 다름없는 전남지사의 경우 단일화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낙연 박지원 주승용 김영록 의원 등 민주당 현역 의원들과 새정치연합 쪽 이석형 전 함평군수 사이에 전남의 동ㆍ서부 쪽 대표주자를 내세우는 합종연횡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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